그때 그 집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0년 03월 06일(금) 14:30 |
색 바랜 목조 이층 집
아래층 갓방 다다미 서너 장
서울 하늘 아래 나를 품어준 보금자리였네
주인 어른 6·25 때
붉은 손에 끌려 미아리 고개를 넘고
가파른 세간 살이 길 혼자서 열어가는
문안 양반 몸에 배인 아주머니
우, 봉, 희 세 자매 오순도순
나도 한식구 가정교사로 끼어
고향집처럼 포근했네
공부 가르치며 대학을 다니고
판호 재화 의제 친구들
바람처럼 드나들며 힘을 북돋아주고
고시도 치러낸
그 집, 광희동 1가 49번지
내 가슴속에 오늘도
꺼지지 않는 등불로 환히 켜져 있네
전석홍
영암문학 회원
전 전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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