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밭 언덕에 억새꽃 필 때면 조 세 란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09년 03월 20일(금) 15:15 |
동네 모퉁이 돌아
솔개굴 밭으로 가는 길
한여름 햇볕에 달군
아버지 낯빛 닮은 황토밭
소슬한 가을바람에 여문 알밤
홍토밭 언덕에 서니
삶의 무게만큼 가벼워진
아버지 웃음 같은 하얀 억새꽃
억새꽃 필 때면
한 아름 베어와 항아리에 꽃고
남은 가을걷이에 붉은 고추와
툭툭 털 때 마다 쏟아지는 깨알들
모진 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려도
꺽이지 않는 강한 억새
고향 언덕에는 지금
아버지의 하얀 웃음 휘날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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