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내동리 쌍무덤 발굴조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총사업비 6억5천만원 투입 2018년 3월부터 3차 조사 진행 중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20년 04월 24일(금) 11:02 |
이번 금동관(편) 출토는 3차 조사결과다. 이는 2차 조사 때에도 확인된 바 있으나 당시는 금동관에 장식된 유리구슬과 영락(瓔珞)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금동대관 둥근 테의 앞쪽과 양측 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물로, 금동관의 일부가 온전한 모습으로 발굴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보 제295호로 지정된 나주 신촌리 금동관과 매우 흡사한 형태의 금동관이다.
시종면 내동리 579-1의 쌍무덤은 3기(8만3천762㎡)다. 목포대 박물관이 1986년 실시한 지표조사 당시 모두 4기로 확인됐다. 대형분 2기, 중형분 1기 외에 나머지 1기는 파괴되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1~3호는 야산에 위치하며, 4호분은 민가와 연접되어 있다. 고분군은 1986년부터 1990년 사이에 정비·복원됐다.
2018년 3월부터 7월까지 실시된 1차 시굴조사 결과에서는 외형은 독특하나 분구형태를 확인하지 못해, 2차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워낙 훼손정도가 심해 심층 및 정밀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3월부터 8월까지 2차 정밀조사가 이뤄졌고, 쌍무덤의 주인이 영산강유역의 고대 마한시대 최상위 수장층임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들이 대거 출토되는 성과를 거뒀다. 1호분에 대한 정밀발굴조사에서 고분의 분형과 주구 및 매장주체시설 등을 확인했다.
주요 조사내용을 보면 고분의 분형은 주구의 형태로 미뤄 ‘방대형’으로 확인됐으며, 석실 1기, 석곽 3기, 옹관 2기 등 6기의 매장시설이 중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석곽에서는 대도(大刀)를 비롯해 자라병, 유공광구소호 등 다양한 토기들과, 곡옥, 대롱옥 등을 포함한 수백여점의 유리구슬이 출토됐다. 고분의 주구에서도 동물형 형상식륜도 출토, 일본과의 교류관계를 파악할 귀중한 자료로 평가됐다. ‘형상식륜’은 일본 무덤에서 확인되는 유물이기 때문이다. 동물형 형상식륜은 주구나 봉분 주변에 둘러서 세워두는 닭이나 말 등의 동물이나 인물 등을 흙으로 만든 토제품 또는 토기로 제의와 관련된 유물이다.
발굴조사를 맡은 전남문화재연구소는 특히 2차 조사에서 금동관편이 확인된 것이야말로 주목할 일로 보았다. 금동관편은 유리구슬과 영락(瓔珞)이다.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제295호)에 장식된 유리구슬과 매우 유사했다. 영락(瓔珞)은 ‘달개’로도 불리는 것으로, 금동관 등에 매달은 얇은 금속판으로 된 장식을 말한다.
전남문화재연구소는 2차 발굴조사결과를 토대로 쌍무덤이 마한시대 최상위 수장층으로 추정되며, 고분 주구 형상식륜은 이 수장층과 일본과의 교류관계가 있었음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판단했다.
2019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일정으로 이뤄지고 있는 3차 발굴조사결과에서는 금동관의 일부가 발굴됨에 따라 이곳에 나주 신촌리와 대등한 세력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남문화제연구소는 거듭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금동관(편) 뿐 아니라 석실과 석곽 옹관 등 매장주체부 6기가 출토됐고, 기타 옥류 및 토기류 등도 다수 출토됐다.
군은 3차 조사에 이어 오는 8월부터는 4차 발굴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 영산강 유역의 고대 마한시대의 실체가 확인됨에 따라 오는 10월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준비를 위한 학술대회를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하는 등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내년 1월 전남도를 통해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승인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동리 쌍무덤 종합정비계획도 세워 2021년부터 본격적인 정비에 나서고, 전남도의 ‘영산강 고대문화권 조성사업’과 병행해 ‘마한역사 관광자원화’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