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도 고생입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0년 06월 05일(금) 14:11
오늘은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랍니다.
짚불에 구운 청보리
손바닥에 비벼 후후 털어 입에 넣고
시커멓게 분칠해진 서로의 얼굴을 보며
세상 얻은 듯 재미나게 웃던
유년의 추억을 간직한 우리는
분명 농부의 아들 딸입니다.

평상위에 부채 하나에도
추억과 의미가 있어
살아갈수록 그리움이 더해지는 오늘
감자수제비국 한 사발 어떠신가요?

감자는 나박나박
호박은 은행잎 모양을 하고
미역가닥 나풀나풀
밀가루 반죽 한 덩어리에
생 들깨 돌돌 갈아 넣어
푸∼욱!
이렇게 한 그릇 먹고 나면
그 그리움 해갈될지 몰라.

그리움도 고생입니다.


박춘임
'문학춘추' 시로 등단
전남시문학상 등 수상
시집 '나이테를 그으며'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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