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기와 문명을 바꾸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0년 06월 12일(금) 16:50 |
조영욱 시인 |
지구는 바다가 7할이고, 육지가 3할이다. 우리 몸은 7할이 물이고, 우리나라는 산이 7할이다. 운칠기삼(運七氣三)이라는 말도 있다. 우주는 7할이 어둠이고, 3할이 밝음이다. 음이 7할, 양이 3할! 지구에 여성이 7할, 남성이 3할이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매우 흥미진진한 상상이다.
우리는 지금 AI(인공지능)로 대표되는 4차 산업 문턱에 들어섰다. 세계가 인공지능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어 실업자가 넘쳐나고 활기가 넘쳤던 세계 경제는 개점휴업 상태다. 14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많게는 2억 명이 희생된 흑사병(黑死病) 이래 인류가 공포에 떨며 속수무책인 게 처음이지 않나 싶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정국이 종식 되어도 코로나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당연하다. 아인슈타인은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모든 문명은 파괴되어 다시 전쟁이 나면 돌멩이로 싸울 것이라고 예언했다. 코로나가 종식 되면 세계 경제는 활발하게 성장하겠지만 대량 실업과 자가 격리나 다름없는 실업자 생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제 세상이 바뀌고 세기가 전환돼 진정한 새로운 21세기가 된 것이다. 세기가 전환 되었지만 무작정 반길 수도 희망적이지도 않다.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 시대, 판도라 항아리(상자)가 열려버렸기 때문이다. 자본이 돈을 벌고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는 내 것 없으면 굶어죽고, 아파도 치료 받지 못해 죽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 안전망인 복지가 대폭 확대 되어야만 한다. 국민기본소득 시대가 열린다 하더라도 일자리가 없어 실업 상태라면 입에 풀칠하며 연명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지금도 그렇지만 부자들에게는 천국이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 시간은 남고 할 일은 없어 국내외 여기저기 여행하기 아니면 취미생활을 즐길 것이다. 음악만 하더라도 일반적으로는 CD를 듣겠지만 부를 누리는 이들은 인공지능 로봇을 구매해 연주를 듣거나 그도 싫증나면 예술가를 초청해 생음악으로 연주를 감상할 것이다. 예술가도 층층이 다를 것이며 모든 분야가 부에 따라 천양지차로 갈릴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 농업이 희망이다. 아무리 기계화 하고 인공지능이 농사를 짓는다 하더라도 모든 영토를 인공지능이 경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거대 자본과 다국적 기업들이 농토를 선점(先占)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거대 자본과 다국적 기업들은 농산물을 공산품화 할 것이다. 조금만 가공하면 몇 배 몇 십 배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농산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특히 식량 무기화가 가장 큰 위협이다. 식량이 그냥 식량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러 기능성 식량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부르는 게 값이 된다. 축산과 양식업도 마찬가지가 된다. 인간에게 생존은 무엇보다 최우선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다. 아무리 비싸더라도 기본 소득으로 모자라 빚을 내더라도 먹고는 살아야 한다. 얼마든지 새로운 보릿고개 시대가 닥칠 수 있다. 전 세계에 지금도 1년에 몇 천만 명이 굶어죽는 마당에 얼마나 많은 희생이 뒤따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앞으로 가장 비싼 공산품은 식량이 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농민이 농토를 지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돌아와 농사를 지으려 해도 농토가 없거나 귀농하려고 농토를 사려해도 이미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이 선점(先占)해버린 뒤면 너무 비싸 농토를 살 수가 없다. 농사를 지으려 해도 농토가 없는 불행한 시대를 맞이하면 안 된다. 도시에서 식량이 공산품이 돼 비싸지면 일자리는 없고 설상가상 수입마저 없어 벼랑 끝으로 몰려 생존을 위협 받게 되면 역으로 농촌으로 되돌아오는 귀농이 줄을 잇게 될 것이다. 그동안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던 이촌향도(離村向都)가 도시를 버리고 농촌으로 돌아오는 이도향촌(離都向村) 시대가 곧 닥칠 것이다. 이제부터는 농업이 희망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