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0년 07월 03일(금) 13:46
우승희 전남도의원(영암1·더불어민주당)
우리는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 정보통신의 융합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빠른 사회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더 빠르고 더 넓은 변화 속의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4차 산업혁명시대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요구한다. 상황을 파악하고 상호관계를 분석하여 다양한 방안으로 대처하는 자율적 행동능력을 길러야 한다. 사회는 그런 역량을 갖춘 사람이 인정받고 주도해 나갈 것이다.
교육정책 방향도 지식전달과 상위권 학생위주 수직서열화 교육에서, 자기주도 성장과 개별 맞춤형 성취중심의 다양한 수평적 교육으로 바뀌었다. 과거 교육이 가르치는(티칭) 지식 전달이었다면, 미래 교육은 도와주는(코칭) 응원과 협력 역할로 바뀌고 있다.
지금 학생들이 배우는 2015개정 교육과정과 중학교 자유학년제,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도 같은 방향이다. 고교학점제는 스스로 설계한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고 성취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으로 경쟁 위주 상대평가에서 개인의 성취와 성장에 초점을 두고 평가한다. 중학교 자유학년제는 1학년 동안 평가를 없애고 소질과 적성을 키우는 다양한 진로체험과 탐색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을 경험하게 한다.
이렇듯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교육정책 변화가 미칠 영향을 가늠하고, 영암교육은 대응준비가 됐는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논의되는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위한 학교통합은 단순히 두 학교를 합치고 학생 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선택중심 교육과정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과 교사 확보, 충분한 교과교실을 마련하는 것이다. 시대변화에 맞는 남녀공학을 통한 협동과 배려, 양성평등과 건강한 성장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교육정책 변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지, 적극 대처할지 지역이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지역인재 육성은 단지 공부 잘하는 학생을 지역학교에 붙잡는 것이 아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와 다양한 분야에서 영암을 빛낼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그것은 영암교육이 아이들에게 삶을 개척할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키워줄 여건을 마련해줄 때 가능하다. 스마트교실 등 창의력을 자극할 쾌적하고 좋은 교육시설도 중요하다. 영암교육 경쟁력 강화는 영암에서도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누구나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가? 부모의 생각이 현재에 있는지 미래에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교육정책 변화와 학교통합 논의에 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생 학부모가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
교육정책 적용이 도시와 농촌이 다르지 않는데, 농촌에 산다는 이유로 우리는 열악함을 인정하고 견뎌야만 하는가? 우리는 농촌의 열악한 환경과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희망을 만들어줄 절박함이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이미 예고된 교육정책은 불평등과 위기로 밀려들 수 있다. 타 지역에 가지 않아도, 타 지역에서 오고 싶은 명문학교가 아니더라도, 영암에서 미래를 준비할 지역 대표학교가 필요하다. 기성세대가 학교통합에 응답해야 하는 이유다.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은 농어촌학교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학력 향상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적정규모 학교를 육성토록 하고 있다.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교육을 살리기 때문이다.
영암이 17년 전 학교통합을 이뤘다면, 8년 전 거점고 추진에 성공했다면 지금 영암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그땐 왜 학교통합을 이루지 못했을까? 일부에서 당시 상황만 보고, 나만 보고, 내 아이만 본 것은 아닌지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가 미래를 미리 보고 먼저 준비하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시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
학교통합을 위한 학부모의 움직임은 또 하나의 교육운동이다. 학부모가 아이들과 지역의 변화를 위한 활동에 스스로 나선 것이다. 형식은 학교통합이지만 본질은 교육정책 변화에 따른 영암교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선배 학부모의 응원이 필요하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서운함이나 작은 차이는 포용하며 지역공동체와 영암교육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아이들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학부모보다 영암교육의 과감한 변화를 절실하게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 아이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아이를 바라보자. 선배 학생과 학부모가 후배들에게 변화된 영암교육과 희망을 선물하길 기대한다. 교육은 미래고 미래는 아이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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