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대응전략 어떻게?

2025년까지 국비 114조 투입 국가 대전환 혁신프로젝트…적극 대응 火急
전남도 발 빠른 대응 본보기 삼고 광주전남연구원 등 싱크탱크 활용 절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20년 07월 31일(금) 09:26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 발표되면서 지자체 마다 비상이다. 오는 2025년까지 국비 114조1천억원 등 총사업비 160조원이 투입되는 '국가 대전환 혁신프로젝트'인 때문이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사회'로 도약한다는 정책비전은 물론, '디지털뉴딜'(경제전반의 디지털 혁신 및 역동성 촉진·확산), '그린뉴딜'(경제기반의 친환경·저탄소 전환 가속화), '안전망 강화'(사람 중심 포용국가 기반)라는 '2+1' 정책방향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우리 경제 및 사회가 나아가야할 미래 변화상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지자체들이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적극적 대응은 그야말로 화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영암군의 경우는 사정이 더 급하다. 전남도가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 일주일 만인 지난 7월21일 총사업비 8조4천500억원에 달하는 91건의 '전남형 뉴딜' 대응사업을 발굴해 추진전략 보고회를 가졌으나, 영암군과 공감을 이룬 사업은 찾기가 어려워서다.
심지어는 전남도가 '그린뉴딜'과 연계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차세대 친환경 선박산업 클러스터' 조성은 조선업 특화 산업단지를 가진 영암군과 교감이 이뤄진 흔적조차 없다.
실제로 전남도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국제 환경규제 강화와 정부 친환경 선박 정책에 적극 대응하고,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 선박 핵심기술개발을 중심으로 신산업을 본격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목포시, 해양수산부와 함께 '선박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 추세에 따라 5년간 총 사업비 451억원이 투입될 '전기추진 차도선 및 이동식 전원공급시스템 개발' 사업을 지난 4월 착수했으며, 특히 사업을 주관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오는 2024년까지 무탄소 한국형 연안 운송체 기술 확보를 통해 미세먼지 제로화를 구현하고 전원공급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후속사업으로 해수부와 함께 총 4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내년에 확보해 국내 선박 규모와 항로에 특화된 선박용 친환경 연료 적용을 평가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해상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 위한 '친환경 선박 혼합연료 기술개발 및 실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목포시 남항을 세계 최초 해상 테스트베드로 구축해 국내 연안 선박 기간산업을 집적화하고, 차세대 선박시장을 선점해 고부가가치 산업 클러스터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효과가 조선업 집적 산업단지인 대불산단에까지 파급될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대응력 부재 상황이 지속되면 또 '영암 대불산단'이 아니라 '목포 대불산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암군정이 전남도 정책방향과 공감을 못 이루거나 때론 엇박자가 난 것은 비단 이번 '전남형 뉴딜' 대응사업 뿐 아니다.
최근 변경 고시된 '남해안 시대' 개막 밑그림인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은 오는 2030년까지 전남 49개 사업 10조7천억원이 반영됐으나 영암군 관련 사업은 전무하다. 전국적으로 3개 시·도 33개 시·군·구가 해당되고, 전남의 경우 영암군과 목포시 등 남해안권 16개 시·군이 포함되는 개발계획이지만, 정작 빼어난 관광자원을 보유한 영암군은 들러리로 전락한 셈이어서 뼈아픈 일이다.
영암군이 민선6,7기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 핵심발전 전략산업'도 전남도 정책방향과 다르다. 전남도 정책방향으로는 드론·항공·경비행기 관련 산업은 고흥군과 무안군으로 이미 특화된 상황이고,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은 영광군으로 집적화되어가는 상황이다. 결국 4대 핵심발전 전략산업 가운데 생명산업(농업)과 문화관광·스포츠산업이 남는다. 하지만 지자체의 역점사업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특색이 없는 사업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면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암군정이 이처럼 전남도정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거나 때론 엇박자가 나는 것은 영암군의 정책개발 방법 및 방향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전남도의 싱크탱크인 광주전남연구원이 '한국형 뉴딜'은 물론 '전남형 뉴딜'과 관련된 방대한 연구 자료를 축적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영암군은 이에 접근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군청 기획·예산팀과 광주전남연구원과의 교류도 끊긴지 오래다. 대신 특정단체에만 연구용역을 몰아주면서 결과적으로 영암군의 정책방향은 편협해졌고, 일각에서는 전남도의 정책방향과 어울리지 않는 '뜬구름 잡기'식으로 흐르기도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과·소장들을 중심으로 한 군정현안에 대한 논의구조가 부재하고, 그 여파로 전남도와의 긴밀한 협조체계가 만들어지지 못한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군이 뒤늦게 '한국형 뉴딜' 및 '전남형 뉴딜' 대응전략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공직자 교육을 통해 시책 발굴에 나서고, 서둘러 연구용역을 의뢰했으나 이런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역부족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전과의 과격하고도 급격한 단절을 뜻할 뿐만 아니라 전혀 낯선 새로운 세계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종전과는 전혀 다른 대응전략 없이는 한국판 뉴딜이건 전남판 뉴딜이건 남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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