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뒤 올 벼농사 병해충 방제에 총력전 펼쳐야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0년 08월 21일(금) 15:24
올여름 장마가 사상 최장기간으로 기록될 뿐 아니라 가장 늦게 끝난 장마로도 기억에 남을 모양이다. 기존 최장 장마 기간인 2013년의 49일과 가장 늦게 끝났던 1987년 8월 10일 기록을 벌써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장마 기간 그야말로 쉴 새 없이, 그것도 시간당 강우량 기록까지 새로 쓰며 내린 집중호우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다. 환경단체의 걱정에 크게 공감하는 바이나, 이 보다도 큰 걱정은 긴 장마 때문에 일조량이 크게 부족해진 올 벼농사다. 벼 친환경 재배단지를 중심으로 도열병 발생이 확산하고 있고, 일반 재배단지에도 멸구류와 혹명나방 등 비래해충의 비래시기가 빠르고 밀도도 높아지고 있어 병해충 방제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일조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중·만생종을 중심으로 예정대로 출수가 시작되는 등 벼 생육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올 벼농사는 병해충 방제에 달렸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농업기술센터의 벼 병해충 생육상황 및 예찰결과에 의하면 5월 이래 기상여건은 평균기온의 경우 전년 및 평년과 유사한 반면 강수량이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해 일조시간은 전년보다 184.8시간, 평년보다는 93.4시간 부족했다. 일조량은 벼 생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어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걱정이다. 주요 병해충 발생도 멸구류는 전년대비 발생필지율 및 밀도가 높았고, 혹명나방도 피해잎율이 전년대비 3배 이상 높고 성충밀도도 9배 이상 높았다. 특히 잎도열병은 긴 장마와 저온이 겹쳐 잎 늘어짐 현상이나 좌지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긴급 방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 출수기로 이어지면 이삭도열병 발생도 심해질 우려를 낳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도 이를 감안해 8월5일부터 20일까지 16일 동안을 벼 병해충 중점방제기간으로 설정해 적기방제 추진을 위한 읍·면 현장기술지원에 총력전을 펼쳤다 한다. 장마 뒤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가 우려되는 만큼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더욱 신경 쓰길 바란다.
환경단체들의 우려처럼 사상 최장 장마는 단순한 집중호우 문제가 아니라 기후의 문제인 점에서 식량안보, 더 나아가 안전한 삶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홍수를 막기 위해 댐을 막고 제방을 쌓는 일은 기후위기 속에서는 무의미한 일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폭우로 인한 곳곳의 생채기를 씻어내는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뿐 아니라, 안전한 삶을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도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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