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에 비친 세상

“우리가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2020년 09월 04일(금) 10:48
영암읍에서 덕진면 방향 굴다리 옆에 자리한 '정원이 있는 알곡교회' 앞에 눈에 띄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해도 해도 너무한 기독교인들! 우리가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김은철 담임목사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온 나라가 비상상황인데, 기독교가 보여준 일련의 행태들은 국민들에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다. 지나는 사람들이 교회 앞에 내걸린 현수막을 보고 기독교에 대한 큰 실망감을 덜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금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정말 무섭다. 신천지에서부터 사랑제일교회까지, 두 번의 '코로나19' 팬데믹의 진앙지가 공교롭게도 교회다. 문제의 교회 목회자들이 내뱉는 말들은 이제 듣기 거북할뿐더러 지겹고 역겹다. 이로 인해 교회와 '사회적 거리 두기'하려는 국민은 점차 늘어난다. 김 목사의 사죄는 이를 염려하고 있음이다.
역대 대통령 중 현직에 있으면서 가장 심한 험담을 감내하고 있을 문재인 대통령이 공유했다는 '무명 목사의 소박한 바람'(부산 샘터교회 안중덕 목사 설교)은 이 땅에 아직 제대로 된 교회도 많음을 보여준다.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입니다.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뜻입니다. 마음의 거울을 닦으면 자신이 보이고 마음의 창을 닦으면 이웃도 보일 것입니다.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하라'는 뜻입니다. 사람끼리 모여 살면서 서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 말라는 말입니다. 공기와 물과 자연의 생태계를 돌보며 조화롭게 살라는 말입니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 마음이 넉넉하여 모든 것들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위안을 얻거나 사람에게 보이려고 예배당에 가지 말고 천지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말입니다. 어디서나 고요하게 하나님을 대면하면 그 나라와 그 뜻에 가까이 이르게 될 것입니다.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입니다.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 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입니다. 우는 이들과 함께 울고 무거운 짐을 홀로 진 이들과 나눠진다면 세상은 사랑으로 포근해질 것입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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