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영암군 조직개편 확정 의미와 전망 목포대에 연구용역까지 의뢰 큰 기대 불구 개편은 소폭에 그쳐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20년 11월 06일(금) 10:29 |
올 조직개편은 ▲민선7기 주요공약 및 핵심발전 전략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신규 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유연한 조직구성, ▲대기관리권역 설정 및 대기오염 총량제 시행에 따른 현장 단속 및 행정처분 강화 등 관련 업무의 과중으로 인한 조직의 재조정, ▲재난대응 컨트롤타워 및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과 맞춤형 복지 확대를 위한 현장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군의 배경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뤄진 조직개편의 내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안전과 건설이 합쳐진 안전건설과를 ‘안전총괄과’와 ‘건설교통과’로 분리, 신설한 점이다. 새롭게 바뀌는 안전총괄과는 ‘안전정책팀’, ‘재난관리팀’, ‘스마트관제팀’, ‘방재팀’ 등 4개 팀으로 꾸려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각종 재난에 적극 대응하고, 이미 설치된 CCTV통합관제센터의 효율적 관리 등을 감안할 때 ‘안전’ 업무를 따로 떼어내 과로 승격시킨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는 지적이다.
다만 재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가 신설된 만큼이나 제구실을 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종전처럼 전남도에서 전출된 공직자를 기용해 다시 돌아갈 때까지 머무는 ‘정거장’으로 전락해서는 조직개편의 의미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물론 태풍 또는 집중호우 등 각종 재난재해에 대해 주도적으로 상황을 파악해 군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군청 내 각 실·과·소는 물론 지역사회 유관기관 및 사회단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명실공히 재난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2014년 말까지 사무관 직제로 운영되다가 민선6기 들어 ‘복지관운영팀’으로 격하된 바 있다. ‘지역 복지서비스의 부재’가 그 이유였으나, 이번에 복지 관련 각종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 개인 또는 가정에 대한 사례관리의 추진 등 주민 접점의 현장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다시 사무관 직제의 사업소로 승격한 것이다. 민선6기 들어 종합사회복지관 직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능을 보다 다양화해 명실공히 복지서비스의 산실로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종합사회복지관은 ‘복지관운영팀’, ‘장애인재활팀’, ‘평생학습팀’ 등 세 팀이 갖춰진다는 설명이다. 평생학습기능을 따로 떼어내 팀을 만든 것은 좋은 시도로 보여진다.
기업도시지원사업소의 폐지는 거의 해마다 논의되어온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제278회 임시회 군정 질문 및 답변에서도 “연간 운영예산이 3천만원 가량에 불과한 조직을 존치할 이유가 없다”는데 의원들이 일치된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은 그동안 사무관 직제의 사업소인 점에서 쉽게 조직을 폐지할 수는 없었으나 이번 조직개편에서 안전건설과 분리 및 종합사회복지관 사무관 직제 사업소 승격 등과 맞물려 결단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기업도시 조성 사업 관련 업무가 언제든 본격화할 수 있고, F1 경주장에 대한 다각도의 활용방안이 강구되는 상황이어서 기업도시지원사업소 폐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과 관련한 보건소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감염병대응팀’을 신설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치매정신팀’은 ‘치매관리팀’과 ‘정신건강팀’으로 분리된다. 이에 따라 보건소는 ‘보건행정팀’, ‘건강증진팀’, ‘의약관리팀’, ‘방문보건팀’, ‘감염병관리팀’, ‘감염병대응팀’. ‘치매관리팀’, ‘정신건강팀’ 등 모두 8개 팀으로 꾸려진다. 군청 실·과·소 가운데 가히 ‘매머드 급’ 조직이다.
한편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 관련 수요가 늘면서 전국 기초지자체들은 공공의료서비스 확충을 위한 정부 방침에 따라 보건소장 직급 상향조정을 통한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다.
담양군의 경우 보건소에 ‘지역보건방역과’와 ‘주민건강정책과’ 등 2개 과를 신설하고, 보건소장 직급을 5급에서 4급으로 상향조정하는 조직개편안을 논의하고 있다. 담양군의회는 더 나아가 보건소처럼 조직이 방대한 농업기술센터에 대해서도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군은 보건소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 당장 보건소장을 서기관 직제로 승격시킬 경우 내부에는 적임자가 없어 외부에서 소장을 영입해야 할 형편인 점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에서 보건소의 경우 ‘감염병대응팀’ 신설로 그치고,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별다른 변화가 없게 됨에 따라 조직의 효율화 내지는 신규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개편의 필요성은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 4월 '대기관리권역 특별법' 시행으로 영암군이 대기관리권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관련 업무가 크게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서는 환경보전과에 ‘대기관리팀’을 신설하는 것으로 조직개편이 마무리됐다. 대기관리권역 지정에 따른 대응노력의 질에 따라서는 ‘팀’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관련 업무의 전담조직을 갖춘 것만으로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는 김기천 의원 등 영암군의회 의원들의 적극적인 대응 주문이 주효했다.
반면 ‘대기관리팀’ 신설 역시 안전총괄과처럼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느냐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직제만 신설했을 뿐 ‘일하는 조직’이 되지 못한다면 조직개편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