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간척지 태양광발전사업 이중행보

SK E&S, 겉으론 '사업보류' 토지소유자엔 '스마트팜 샘플하우스 착공' 통보

지역사회 반대여론 잠재우며 토지사용 동의 얻기 움직임은 계속 '꼼수'논란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21년 01월 15일(금) 10:18
영산강간척지 3-1지구에 초대형 태양광발전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가 영암군 등의 반대에 부딪히자 사업보류를 결정했다던 SK E&S가 정작 간척지 농지 소유자와 임차(소작)경작자들에게는 '스마트 팜 샘플하우스' 착공사실을 알리는 등 사업추진을 계속하는 이중행보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SK E&S는 지난 1월 13일 영산강간척지 3-1지구 농지 소유자 및 임차(소작)경작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짧은 시간 앞만 보고 달리다 지자체와의 충분한 협의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에 소홀했던 점을 깊이 사과한다"면서, "그동안 폭설과 한파로 인해 스마트 팜 샘플하우스 착공이 늦어진 점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1월13일) 자경농 및 임차(소작)경작자들을 위한 대체농지 스마트 팜 샘플하우스 착공이 개시되었다"면서, "앞으로 20일 후 준공예정이니 수시로 방문해 농업의 내일을 바꿀 미래 농·식품 산업의 변화와 혁신의 현장을 직접 체험해달라"고 덧붙였다.
SK E&S는 또 자신들은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목표로 영암군내 삼호읍과 미암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에너지 넘치는 미래 영암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초대형 태양광발전사업에 대한 추진 의지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는 듯 했다.
하지만 SK E&S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2월 30일 영암군의 강력한 반대 입장 발표와 관련해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던 것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당시 SK E&S는 "영산강 간척지 태양광발전사업을 검토하면서 지난 11월 초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으나, 영암군 및 지역주민들과 충분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11월 말 경 이미 사업보류를 결정했다"면서, "사업보류 결정 직후 곧바로 영암군청에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으며, 현재는 토지계약 등 어떠한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SK E&S는 향후 지자체 및 지역주민들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에 대한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SK E&S가 여전히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도되어 당혹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SK E&S가 이처럼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지역사회는 격앙된 반응이다.
군 관계자는 "언제는 사업보류를 결정했고 이런 입장을 우리 군에 전달했다고 밝혀 군민들로부터 괜한 오해와 갈등을 빚게 만들더니 속으로는 간척지 토지소유자와 소작농민들과의 접촉을 계속하며 태양광발전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대기업이 지역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사실 자체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군민들도 강력 비판하고 있다. "영암군과 영암군의회, 지역사회에서 초대형 태양광발전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자 사업 유보 운운하며 반대여론을 잠재운 뒤, 정작 간척지 토지소유자와 소작농업인들만을 대상으로 토지사용승낙만 받으면 된다는 점을 노리고 벌이는 꼼수 아니냐"면서, "특히 간척지 토지소유자들이 당장 눈앞의 이익만 보지 말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재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SK E&S가 착공했다고 밝힌 스마트 팜 샘플하우스는 500만평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발전사업 추진과 함께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영암 그린뉴딜시티' 조성에 들어있는 9개 지역지원 예정사업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군은 12월 30일 반대입장 발표를 통해 "영암 그린뉴딜시티 조성이라는 미명하에 과도한 수익 보장(임차료)과 영암 스마트팜 센터 건립 등 9개 지역지원 예정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으며, 태양광발전사업이 들어선 이후에는 지역지원사업의 약속이행을 강제할 방안이 없어 영산강 간척지 3-1공구 간척지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크게 우려했다. 특히 군은 "군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아무런 사전협의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으로 철새도래지인 영암호의 환경 파괴, 간척지의 용도 전환에 따른 경작자와 임대 소작농 피해는 물론 우량 간척농지(1천650㏊) 잠식으로 쌀과 조사료 생산 감소로 이어져 식량안보 위협과 축산업 사육기반 붕괴는 불을 보듯 빤해 강력 반대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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