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고구마농장 어린이집 등 '코로나19' 확진자 속출…일주일새 40명 폭증

도포·학산면 등 마을 곳곳 폐쇄 도포·학산면사무소 셧다운 무서운 확산세

이춘성 기자,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
2021년 01월 22일(금) 10:02
전남도와 영암군이 밝힌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종합하면 1월14일 삼호읍 관음사 스님 2명과 신도 1명 등 3명(영암11∼13번)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대규모 확산사태의 시작이다.
이들은 서울 금천구370번 확진자(영암11번의 언니)가 같은 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통보에 따라 검사한 결과 확진됐다. 금천구370번 확진자는 12월 29일부터 1월11일까지 기도를 위해 관음사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3명의 확진자 가운데 영암13번은 '슈퍼전파자' 역할을 했다. 도포면 도포1,2리 마을주민 10명(영암14∼23번)에게 '코로나19'를 직접 전파(?)했기 때문이다. 감염된 주민들 가운데는 도포마을 이장도 포함되어 있으며, 고구마농장주(영암21번)도 끼어있어 확산을 더욱 키웠다. 또 관음사 스님과 접촉한 강진 흥덕사 스님 등 3명이 확진되어 강진군 확진자로 분류됐고, 학산면 주민 2명과 삼호읍 주민 2명 등 영암군민 4명도 추가 확진(이상 1월16일)됐다.
도포면에서 마을주민들이 대거 확진(1월15∼16일)된 것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이 폐쇄되고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영암13번과 마을이장, 고구마농장주 등이 도포마을 유선각에 모여 화투를 치고 식사까지 함께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전남도와 영암군은 감염병 관련 법규 위반 사실 여부를 조사해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또 도포면 도포1,2구는 한때 봉쇄되고 모든 주민들에 대해 전수검사가 이뤄졌다. 한때 셧다운됐던 도포면사무소는 전 직원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 군이 파견한 공무원들이 면사무소 근무를 대신하고 있다.
영암지역에 산재한 고구마농장의 외국인근로자 집단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구마농장주(영암21번)로 인해 덕진면민 등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20일에는 함께 식사한 나주 거주 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영암 거주 1명도 추가됐다.
특히 이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인 외조모·부를 만나러 왔던 원광어린이집 원생(4세·영암34번)이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전수검사에서 같은 원생 1명과 교사 1명 등 2명이 확진됐다. 그러나 영암34번은 외조모·부와 부모 모두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아 영암21번이 운영하는 고구마농장이 감염원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빠와 함께 방문한 고구마농장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라 원광어린이집에서 감염되었을 수도 있다는 추정이다.
이는 확진된 원광어린이집 교사의 남편(영암36번)을 통한 감염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영암36번의 최초 감염경로 추적에 나서고 있으나 접촉자와 동선이 매우 광범위해 애를 먹고 있다. 방역당국은 일단 영암36번이 거주하는 학산면 광산마을과 영흥마을을 봉쇄하고 주민들과 자주 찾은 식당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식당 종업원 및 그 접촉자, 영암36번의 후배 및 그 자녀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식당을 이용한 전북 거주 모 건설업체 인부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모두 5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태다. 20일에도 식당 종업원 지인과 가족, 어린이집 교사의 가족 등이 추가 확진되면서 확산추세는 멈추지않고 있다.
도포면의 또 다른 고구마농장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영암31번 확진자 발생에 따라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 17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태국인 근로자 2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해 집단 격리 조치했다. 1월16일 확진판정을 받은 영암31번 확진자(40대)는 1월10일부터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일별 영암지역 확진자 발생현황을 보면 14일 3명, 15일 9명, 16일 9명, 17일 2명, 18일 4명, 19일 4명, 20일 7명, 21일(오전10시30분 현재) 2명 등 모두 40명(누적 50명)이다.
■ 경로 불분명 방역수칙 무시 확산 키워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데는 방역당국이 감염경로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확진자 태반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크게 관음사, 고구마농장, 원광어린이집 등 3곳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관음사의 경우 금천구370번 확진자가 최초 전파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대신 영암13번 확진자를 주목하고 있다. 관음사 발 첫 확진자 3명 가운데 증상발현이 가장 빠른데다, 도포면 마을주민 10명을 감염시키는 등 빠른 전파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영암13번 확진자는 도포마을 이장, 고구마농장주 등과 함께 자주 어울렸으며, 도포마을 유선각 등에서 화투 놀이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근에는 월출산온천관광호텔 인근 Y조경에서 주기적으로 도박판이 벌어졌고, 서울 등지에서까지 원정도박을 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에 따라 영암군과 경찰이 최근 현장을 방문해 CCTV 기록을 확보하는 한편 소유주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까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암13번 확진자도 이곳을 자주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암지역 코로나19 확산사태의 진원지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각의 추측이다.
원광어린이집도 감염경로의 시작점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생인 영암34번 확진자가 정작 그 부모나 외조부·모 등은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원광어린이집 교사의 남편인 영암36번 확진자가 슈퍼전파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역학조사에 나서고 있다.
고구마농장의 경우 외국인근로자들이 집단생활을 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인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군이 현대삼호중공업과 대불산단 외국인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할 일이 아니라, 농촌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가 더욱 절실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구나 영암지역에는 대규모 고구마농장들이 많아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확진자들의 방역수칙 무시도 확산추세를 더욱 부추겼다.
영암13번과 도포마을 이장 등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상태임에도 마을 유선각에서 10여명씩 모여 화투놀이를 하는가 하면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근의 Y조경에서는 최근까지도 많은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도박판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한기를 맞아 다른 영암지역 곳곳에서도 유사한 모임이 잦았던 것으로 드러나 자칫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 방역 컨트롤타워 부재 질타 목소리도 커
일주일새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방역 컨트롤타워 부재를 질타하는 군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군민 A씨는 "학산면 광산마을과 영흥마을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났는데 영암군이 보내온 안내문자는 몇 번 확진자만 발생했다는 문자가 전부다. 37번 확진자는 34번 확진자의 접촉자라는데 34번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안내문자는 받은 사실이 없다. 도대체 이런 터무니 없는 안내문자가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군민 B씨는 "확진자가 다녀간 지 5일이나 지나서야 문을 닫았다는 안내문자와 함께 검사를 받으라는데 이런 식으로 코로나19 예방을 할 수 있겠느냐. 확진자 발생 사실 안내만 겨우 하고 있을 뿐 동선 안내는 전무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새해 조직개편으로 '안전총괄과'를 신설한 취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방역 및 역학조사 업무를 맡은 보건소와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확진자가 폭증한 일주일 내내 언론 브리핑 한 번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언론사에는 군민은 물론 경향각지 향우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기도 했다.
이춘성 기자,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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