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미래교육, 중간지원조직에 거는 기대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1년 04월 23일(금) 11:44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인구절벽으로 인한 지방의 인구감소와 더불어 학령인구 감소는 지방의 존속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떠올랐다.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직접 이해당사자인 지방자치단체들도 인구증가책을 마련하며 지방 살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서는 엄청난 금액을 걸고 출산을 장려하고 있고, 거주할 주택을 제공하면서까지 학생 전학을 유도하며 양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노력하는 만큼 효과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결국 우리는 사회, 경제,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양적 성장의 한계점에 와있는 상황에 몰려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양적 성장이 여의치 않으면 질적 성장밖에 없는데 여기에 대한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또한 그 기반이 미약해 보인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육기관이 지방살리기의 가장 핵심 중의 하나인 교육혁신을 위한 질적 성장 노력을 꾸준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영암교육지원청이 마을학교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견인해낼 '영암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는 우리 지역의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소망해왔던 '영암교육공동체'와도 완전히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이어서 영암교육지원청이 앞장서면 많은 분들이 동참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 교육을 활성화시킬 방안과 대안으로서 교육 중간지원조직(Intermediary Support Organization) 결성 움직임은 이미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정책이다. 중간지원조직은 '다원적 사회 속에서 공생과 협동이라는 목표를 위해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의 요구를 파악하여 인력·자금·정보·자원 등을 제공'하고 '넓은 의미에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요구하는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을 코디네이팅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정부가 개별 지역의 사정을 일일이 파악하여 지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은 '분권과 지방자치의 시대에 민·관·학의 교육에 대한 공적 책무성 강화와 실질적인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기초지자체 단위 교육거버넌스 구축과 학교혁신 지원,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교육주체들의 교류와 소통의 플랫폼 기능이 강화된 상설조직'이 되는 것이다. '상설조직'이란 앞으로 지자체장이나 교육장이 바뀌더라도 지속가능한 조직이 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아직도 전남 지역은 이런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형태는 약간씩 다르지만 전남에서는 구례, 곡성, 그리고 순천만이 이런 교육중간지원조직을 출범시켰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암교육지원청이 적극적으로 이들 시군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영암마을교육공동체를 지원할 중간지원조직을 시작하려고 한다니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교육 중간지원조직이 교육의 질적 성장을 담보해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인구절벽 앞에 지방이 당면하고 있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줄 기반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유교주의적 질서에 기반한 향촌의 자치가 강조되었던 사회였고 교육도 이런 전통 위에서 행해졌다. 지식과 기능 교육은 몰라도 인성 교육 만큼은 온 마을이 나서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였다. 교육 중간 지원조직이 뿌리를 내리는 날에는 전통과 현대를 조합한 생존교육을 위한 교육 시스템의 혁명이 될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detail)에 있다고 했듯이 앞으로 교육 중간지원조직이 해야 할 일은 많고도 복잡하다. 애초에 마을교육공동체가 내세우는 가치를 더욱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지원 대상을 학령기의 학생들만으로 하지 말고 지역 내 모두를 위한 교육을 종합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마을교사를 양성하여 마을 어르신들이 방과후학교 교사로 참여하여 농촌 생활 방식을 강의 할 수도 있어야 하고 작은도서관을 마을 학교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마련이 되었으면 좋겠다.
학교와 지차체가 역할 분담을 할 필요도 있다. 정규교육과정은 학교가, 방과후학교나 체험활동 같은 것은 지자체가 담당할 수도 있다. 중학교 자유학년제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시켜 마을교육공동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인하는 방안도 좋겠다. 21세기 AI가 대세가 되는 시대에는 생존교육이 실질적으로 필요하다.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서 손과 발을 움직이지 않고 눈과 머리로만 하는 교육은 이제 지양되어야 맞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지원할 중간지원조직이 필수적이다. 영암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모델을 창출했으면 한다. 그런데 영암사람인 우리가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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