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년의 꼴망태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1년 06월 04일(금) 11:44 |
하루 종일 나를 기다린다
가느다란 새끼줄을 꼬아 만든
내 꼴망태
숫돌에 쓱쓱쓱 낫을 갈아
가냘픈 어깻죽지 망태 들쳐 메고
저 시푸른 들판을 달려오는
농민들의 함성을 들으며 소깔을 벤다
여린 풀 한 줌 한 줌 베어
망태 가득 차오르면
저녁놀 내 인생처럼 지고
허위허위 사립문 들어선다
마구간 쇠여물로 구유에 담겨
부림소 살과 피가 되는
내 소년의 망태 풀이여, 내 꿈이여
전석홍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전남도지사 역임
시집 「담쟁이 넝쿨의 노래」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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