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트로트아카데미 전남형 성장전략사업 선정 의미와 전망

1단계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이어 2단계 영암트로트아카데미까지 확충 큰 의미

트로트 르네상스 선도 플랫폼 기대 불구 치밀한 전략 부재 땐 애물단지 우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21년 09월 03일(금) 11:51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조성 사업이 '2022년 전남형 지역성장 전략사업' 공모에 선정됨으로써 도비 50억원을 확보했다. 이 사업은 국내 대중음악의 대표 장르인 트로트의 부흥을 위해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영암에 개관한 한국트로트가요센터에 이은 2단계 사업이다. 트로트 가수 양성을 통한 'K-트로트'의 명품화와 세계화를 위한 핵심거점을 만드는 사업으로, 앞으로 지역성장을 견인하게 된다는 것이 영암군의 설명이다.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조성 사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110억원을 투입해 교육동과 기숙사동을 건립하고, 트로트 가수를 육성하기 위한 전문 교육프로그램 운영, 트로트아카데미를 알리고 상품화하기 위한 미디어 콘텐츠 개발, 지역민과 관광객이 트로트문화를 체험하고 향유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하게 된다. 또 트로트아카데미를 통한 인재양성 뿐 아니라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되도록 새로운 모델 창출도 목표하고 있다.
전남도가 최근 실시한 '2022년 전남형 지역성장 전략사업' 공모에서 영암군이 제시한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조성 사업의 주요 내용 및 의의를 점검했다. <편집자註>
■ 조성사업 개요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조성 사업에 소요될 총 사업비 110억원은 도비 50억원, 군비 58억원, 민간자본 2억원 등이다. 교육동과 기숙사가 들어설 부지는 영암읍 회문리 419-3번지(부지면적 1만4천182㎡)로, 氣찬랜드 주차장 옆, 현 조훈현 바둑기념관 바로 아래쪽이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1단계 사업이라면 영암트로트아카데미는 2단계 사업으로, 추가적인 하드웨어 구축과 이의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모두 들어있다는 점에서 센터 및 아카데미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계기라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우선 하드웨어인 교육동과 기숙사동 건립에는 사업비 60억원이 투입된다. 각각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교육동에는 강의실과 교수실, 강당, 연습실, 편집실, 녹음실, 휴게실 등이 확충된다. 기숙사동은 기숙사와 식당, 세탁실 등이 갖춰진다.
나머지 50억원은 트로트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비다. 트로트가요센터와 트로트아카데미를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구축 예산인 셈이다. 우선 ▲트로트아카데미 교육프로그램 운영에는 19억원이 투입된다. 트로트 아카데미의 차별화를 위해 특화된 강사진과 커리큘럼을 구축하는 비용이다. 전공수업과 기초교양수업, 크리에이터수업 등을 통해 음악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을 하게 된다.
또 ▲트로트 미디어 콘텐츠인 '트롯테인먼트' 구축에 20억원이 투입된다. 유튜브 채널 및 영암 농·특산물 라이브 커머스 운영, 브랜딩 구축 및 마케팅, 매거진 발행, 트롯기획단 및 음악제작 스튜디오 운영, 융·복합 음악콘텐츠 R&D 강화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의 문화예술참여 프로그램인 '사운드 오브 영암'에 11억원이 투입된다. 트로트 가요제(영암아리랑가요제) 운영, 트로트 캠프 운영, 365 음악도시 라이브 영암 운영, 주민주도 문화예술 공동체 운영 및 지원 등이 들어있다.
■ '한국 트로트 사관학교' 구축
영암트로트아카데미는 쉽게 말하자면 '한국 트로트 사관학교'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전국 각 대학의 실용음악 전공자와 가수 지망생 등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쳐 교육생을 선발하고, 영암군과 업무협약을 맺은 단체들이 직접 참여해 작사, 작곡 및 트로트 가수 트레이닝 등 심층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업무협약을 맺을 단체들은 대한가수협회, 한국연예제작사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방송사 등이다. 이들의 협조를 얻어 작사 작곡 음원발표회, 아카데미 수료식, 트로트가수 등용문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교육생 선발 및 교육과 함께 군민과 도민,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트로트 아카데미 체험 및 관광도 실시하는 등 한국트로트센터와 융합 또는 상생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두 시설물을 활성화한다는 계획도 들어있다.
특히 트로트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미디어 콘텐츠인 '트롯어게인'은 '홍잠언'에서 '이미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트로트 가수를 총망라해 매주 금요일 만나는 트로트 가수 리사이틀, 가수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게스트 출연 합동공연, 팬과의 만남, 유튜브 제작 및 기찬 영암TV 중계, 아카데미 교육생이 쇼 호스트로 참여하는 영암 농·특산물 라이브 커머스 운영 등을 하게 된다. 이들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한국 트로트의 계보를 잇는 레전드 트로트 가수의 영암방문을 추진함으로써 영암군 발전을 위한 미래혁신 K-문화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트로트가요제로 육성할 계획인 '영암아리랑가요제'는 한국관광공사의 후원을 얻어 매년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해 한국 트로트 가요계를 이끌 신인가수 등용문으로 삼고, 더 나아가 한국 트로트 르네상스를 선도할 뮤지엄이자 플랫폼 역할을 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월출산국화축제와 함께 개최해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전략도 담겨있다.
■ 트로트센터 및 아카데미 운영계획
한국트로트가요센터와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운영을 위해 군은 부군수를 총괄책임자로 한 별도 T/F를 구성하고 정책자문단과 주민참여단의 협조를 얻는다는 구상이다. 또 영암문화재단이 관리를 맡아 한국트로트가요센터장과 영암트로트아카데미운영위원장을 각각 둬 인적 및 물리적 자원 지원 및 연계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두 시설의 운영비 확충을 위해서는 시설 대여료, 등록금, 캠프참가비, 입장료 등을 통해 자체 수익금을 확보하고, '영암군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해 출연금을 확보하며, 중앙부처 공모사업을 통한 사업비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자체 수입과 군 예산, 정부 공모 사업비 등으로 조달하겠다는 얘기다.
■ 의미와 전망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조성을 위한 도비를 확보함에 따라 전동평 군수가 민선6,7기 통틀어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인 한국트로트가요센터 및 영암트로트아카데미 건립 및 운영이 일단 가시권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군이 계획한대로 트로트아카데미가 건립되고, 이의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전 군수가 예견한대로 영암은 한국 트로트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트로트아카데미 건립 및 운영에는 장밋빛 계획에도 불구하고 난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영암트로트아카데미 학장 또는 명예학장으로 하춘화씨를 임명하고, 트로트 지망생을 지도할 교수로 주현미, 남진, 장윤정씨 등을 초빙하며, 전국에서 수강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까'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연예계의 얽히고설킨 인맥이나 계보 등을 감안할 때 영암트로트아카데미가 한국 트로트 가요계를 대표하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데다, 교육관과 기숙사까지 갖췄다고 한들 남쪽 멀리까지 전국에서 수강생들이 몰려들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영암트로트아카데미가 건립되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적어도 앞으로 5년은 걸릴 것이라는 점도 걱정거리다. 그때쯤이면 한국 트로트의 위상이 어떻게 달라져있을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는 2019년 건립됐으나 지금까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조성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일견 타당하지만, 시설물을 통째로 휴관하다시피 한 지금 상황에 대한 해명으론 궁색하다. 센터만 건립했지 활용방안은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영암트로트아카데미도 마찬가지다. 건물 건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고 활용할 것인지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매년 운영을 위해 군민들의 혈세만 축내는 또 다른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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