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르네상스 시대를 꿈꾸며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1년 09월 17일(금) 14:06
우승희 전남도의원(영암1·더불어민주당)
담양에서 시작한 남도의 젖줄 영산강은 영암과 목포를 끝으로 바다로 흘렀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는 갯벌과 함께 망둥어, 숭어, 뱀장어, 짱둥어 등 어족자원이 풍부했다. 시종, 도포, 영암, 서호, 삼호, 학산, 미암 인근의 주민들은 영산강과 갯벌에서 돈을 벌었고, 그 돈은 영암읍과 독천으로 들어와 지역경제를 순환시켰다.
그런 영산강 물길은 1981년 하굿둑 준공으로 바다와 단절되었다. 간척사업으로 늘어난 농경지는 전남이 농도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대불국가사업단지는 서남권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흐르지 못한 영산강 물은 지속적으로 나빠졌고 수질개선 예산만 투입됐다.
물길이 막힌 영산강의 생태 환경적 가치는 한강과 섬진강의 1/6,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산강 주변 풍부한 어류와 음식문화도 사라져 주민들의 소득과 지역경제 구조도 변했다. 영산강 유역 마한유적의 발굴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쌀 소비량이 30년 전의 절반으로 감소한 지금 1970년대 농업생산량 증대 정책의 결과물인 하굿둑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라남도 연구용역 결과는 영산강 하굿둑 갑문 몇 개를 상시 개방해도 상류 12km 지점까지는 염수피해가 거의 없고, 농업용수 문제도 해결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해수유통으로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이 형성되어 어종이 다양화되고, 수질도 개선된다는 것이다.
해수유통은 수질 개선과 관광자원화로 이어져 지역경제발전 효과가 높다. 우리나라 시화호는 1997년부터 해수유통을 추진하여 6등급이던 수질이 2등급으로 좋아졌다. 네덜란드는 1950년대 라인강 하구 침수방지를 위한 하굿둑 건설을 추진하다, 적조와 녹조가 심각해 해수유통으로 선회했다. 생태계는 빠르게 복원됐고 갯벌 관광자원화가 지역경제에 효과적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었던 낙동강 하굿둑 개방은 국정과제로 채택되어 올해까지 세차례 실증실험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재자연화 효과가 확인됐다. 충청남도는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내년 대통령 선거 공약 포함을 추진 중이다. 전라남도도 영산강하구연구센터를 세우고, 염수피해 대책 용역 검토 등 해수유통의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 시민사회는 내년 대선 공약화와 영산강 상류댐 생활용수 전환을 거론하고 있다.
남악신도시, 솔라시도 기업도시, 영산강 생태관광 자원화를 위해서도 영산강 수질개선은 필수다. 4대강 중에서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 강은 영산강뿐이다. 낙동강은 식수와 농업용수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영산강은 농업용수 대책만 세우면 된다. 염수 피해 방지와 농업용수 확보에 지장 없다면 영산강 하굿둑 개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시종 주민들은 해산물을 잡던 그때가 경제적으로 풍족했다고 그리워한다. 미암 문수포 주민들은 유선각에 앉아 배가 들어오던 그때가 눈에 선하다. 모래가 좋았던 덕진강에서 구림 상대포까지 바다로 통하고, 일본까지 문화를 전달했던 영암은 해양진출로였다.
영산강 하굿둑이 생긴지 40년, 이제 물길이 열린 영산강 르네상스 시대를 꿈꾸자. 갯벌이 살아나고, 풍부한 어족자원과 마한 역사문화 복원, 생태관광으로 활력을 되찾은 영암의 경제를 상상한다. 서로 힘이 되는 따뜻한 한가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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