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무게는 흔들림을 싣고 간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1년 10월 01일(금) 14:59 |
바람 한 점 없는데
산들산들 나무숲이 흔들린다
청그늘 찾아드는 쇠박새
가녀린 발가락이 잔가지를 휘어잡는
찰나, 그만큼의 무게로 나뭇가지는 휘어진다
깍지벌레 한 마리
나뭇잎 터널을 내며 포복한다
그 순간 지구의 흔들림을
나무는 온몸으로 느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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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삶의 길에서 지워지는
목숨의 무게에
뒤뚱뒤뚱 흔들리며 걸어간다
마음의 가지에 사뿐 내려앉는
깃털 무게에
나 홀로 잔잔히 파문을 짓노니
흔들림 속에 균형을 잡아가며
아무렇지 않게 가야만 하는 생의 너덜길이여
전석홍
전 전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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