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발전을 뒷받침할 '싱크 탱크(Think Tank)'의 필요성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1년 11월 12일(금) 11:57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전남대학교 지역개발학 박사과정
지난 7월 9일 우리는 얼떨떨한 낭보를 접하였다. 이제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선진국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가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것이었다. 수많은 정치·경제·사회 문제를 매일매일 접하며 살아가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는 다소 의아한 소식이었을는지도 모른다. 온 국민이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며 춤을 추어도 시원찮을 뉴스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아무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는 뉴스가 국가대표 축구경기에서 1골의 가치도 되지 않는 약간은 슬픈 느낌은 왜였을까?
우리는 여전히 비정규직이 많아 실질 실업률이 높고, 그래서 청년들은 미래가 어둡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여 내 집 마련의 꿈은 접은 지 오래고, 지난 3월말 기준 가계부채는 1700조원(정부 1년 예산의 3배 정도)이 넘고, 코로나 시국이라 자영업자들은 더욱더 힘들고…. 말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우리를 슬프게 하는 문제들만이 득실거리는데 선진국이란다. 그런데도 내 삶이 좀 더 낳아질 기미는 눈꼽 만큼도 안보인다. 그래서 뭐 어쨌단 말이야?
많은 국민들이 보여준 반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저 허상으로 보이는 통계수치를 들먹이며 숫자가 일정 수준에 다다랐으니 그래 이제 너희들은 선진국 해야지?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란 말인가?
요즘 연말이 가까워 오니 정부나 경제 단체들에서는 갖가지 경제관련 통계수치를 제시하며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올해 9월 수출액이 558억달러로 월 수출액이 사상 최고라고 하고, 11개월 연속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저 의미 없는 말장난일 뿐이다. 왜 그런가? 그런 통계 숫자들에서 나와의 연관성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숫자가 나오는데 내가 직접적으로 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성과로부터 내게로 오는 몫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반도 서남쪽 구석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영암군민들에게는 더욱더 먼 나라 이야기가 될 수밖에는 없는 일이다. 필자는 이 시점에서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한다. 세계의 경제 동향이,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우리와 관련이 되는 일을 했으면 한다. 그래서 영암군의 모든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우리 영암 지역에 맞는 산업·경제 전략을 분석하고 제시할 '영암군 싱크탱크'를 만들었으면 한다.
영암군 싱크탱크가 할 일은 많다. 영암군의 개발 사업이나 주민사업 등을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기획하고 평가해야 한다. 영암군의 사정은 영암군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전남발전연구소'가 있기는 하지만 영암군만을 위한 연구를 할 수는 없다. 이미 많은 지자체들이 광역단위가 아닌 개별 지자체 단위의 발전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은 그 지역의 실정에 맞는 발전 전략을 연구하는 일이다.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자본(community capital)을 파악하여 상향식(bottom-up) 지역 개발 전략을 마련하려고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주민들의 참여로 성공한 경험이 있다.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이 하향식(top-down) 방식이었고, 주민들의 자발적 기획과 참여가 결여되고 농가 소득 증대나 생활여건 개선 등의 관점에서 보면 많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지역개발 모델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에 와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건데 영암군이 공식 조직으로 '영암군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하겠다. 각 부서에 쪼개져 있어서 담당 공무원들을 힘들게 하는 각종 기획 업무를 한군데로 모았으면 한다. 중앙정부로부터 굵직굵직한 지역개발 공모 사업을 따오려면 개별 부서만으로는 역량에 한계가 있다. 지역사회 문제는 너무 복잡하여 한 부서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도 없다. 이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가 있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우리가 영암의 사회적 자본을 활용하여 우리 스스로 지역사회 개발(community business)을 기획하고 실행하여 성과를 내었을 때라야 그 성과의 과실이 우리에게 의미 있게 되지 않겠는가? 중앙부처도 지역사회의 이런 노력을 의미 있게 보고 여기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제 트렌드가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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