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 예산 주요 사업 살펴보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법정선거비용 11억, 4차 긴급재난생활비 110억

MTB, 골프연습장 예산, 바둑리그 창단 참가지원 예산 등은 논란 불가피

씨름단 인건비 16억, 삼호실내수영장 74억, 교동지구 30억 편성 대조적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21년 12월 03일(금) 11:33
총 6천273억원 규모의 2022 회계연도 세입세출예산안이 편성되어 영암군의회 심의(12월 8∼16일)를 앞두고 있다. 일반회계 5천627억원, 기타 특별회계 109억원, 공기업특별회계 537억원 등으로 올 본예산 5천745억원 대비 528억원(9.20%) 증가한 규모이나, 지방세(0.40%)와 세외수입(4.55%) 증가율이 정체상태를 보인데다, 국비보조금 또한 줄어들어 전체적인 예산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이는 그만큼 군의 재정운영 여력이 약화되었다는 의미로, 이번 의회의 예산심의는 그 어느 해보다도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해예산안 가운데 눈에 띄는 사업을 보면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비용으로 모두 11억811만원이 편성됐다. 전액 군비로 법정선거비용이다. 지방선거 준비 및 실시경비 3억5천864만원, 소청 및 소송경비 4천267만5천원, 보전비용 7억680만원 등이다. 막대한 선거비용이 군민들의 혈세로 지원되는 만큼 소중한 한 표를 제대로 행사해야 함을 보여준다.
4차 긴급재난생활비로 110억원이 편성돼 이번 의회의 새해 예산안 심의에 있어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동평 군수는 2022년도 새해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통해 "올 겨울이 코로나19에 따른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며 “내년 구정(설날)을 전후해 모든 군민에게 1인당 20만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모든 군민에게 전액 군비로 지난해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1인당 총 35만원씩 긴급재난생활비를 지급한 바 있다. 10% 안팍의 재정자립도에 불과한 지자체가 무려 4차례에 걸쳐 긴급재난생활비를 지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새해예산안 심의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그랜드피아노 구입비 1억2천만원도 전액 군비로 편성됐다. 군은 트로트가요센터의 공연행사에 대비해 양질의 문화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악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록 코로나19 여파이기는 하지만 한국트로트가요센터를 활용한 공연행사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고, 공연장의 규모나 시설 또한 대규모 공연행사 개최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여서 과연 억대의 그랜드피아노가 필요한지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약재·만암 부자 정승 기념관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용역’을 위해 2천200만원이 편성됐다. 약재·만암 기념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액수를 달리해 예산에 편성됐으나 그 때마다 전액 삭감된 사업이어서 의회 심의결과가 주목된다. 신북면 모산리 404-1번지에 1천300㎡ 규모로 기념관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반면 약재(유상운)와 만암(유봉휘)에 대한 전시 자료와 연구의 부족, 영암지역 제 성씨의 존재와 이들의 동향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예산지원이 이뤄질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의회는 매번 삭감해왔다.
‘영암MTB연습장 건립사업’과 ‘골프연습장 조성사업 타당성 및 입지분석용역’도 눈여겨 볼 신규사업이다. 두 사업 모두 주민 민원을 반영한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편성되어 있으나 말 그대로 의회 등과는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느닷없는’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미암면 미암리 산 56-3번지 일원에 1.2㎞의 산악자전거 연습장 및 산악코스를 조성하는 영암MTB연습장 건립사업에는 군비 2억4천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용역비 1천만원이 전액 군비로 편성된 골프연습장은 영암읍 역리 82-5번지 일원을 부지로 정했다. 부지 적절성이나 골프연습장 필요성 등을 놓고 의회와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삼호실내수영장 건립에는 74억5천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삼호실내수영장 건립공사는 수영장 사업규모가 당초 25m 8레인에서 25m 7레인으로 변경됐다. 사업비도 계획 당시 140억원에서 19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가 최종적으로 189억원으로 조정됐다. 전동평 군수의 대표 공약사업이면서도 그동안 착공조차 못하다가 내년에 이례적으로 막대한 사업비가 반영됐으나 임기 내 완료는 불가능해 보인다.
영암군민속씨름단 인건비도 크게 올랐다. 새해예산안에 편성된 씨름단 인건비는 계약금 7억600만원, 연봉 9억500만원 등 모두 16억1천100만원으로, 올해 본예산 11억4천200만원 대비 무려 4억6천900만원이나 증가했다.
‘대한민국 바둑리그 창단 참가 지원’ 예산 3억7천만원(전액 군비) 편성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목상으로는 바둑의 메카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바둑사업 활성화 및 한국기원과의 협조체제 유지 등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일부 의원들이 기존 시니어바둑리그 참여 지원과 관련해 그 무용론을 적극 강조해온 터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훈현바둑기념관을 건립해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바둑 관련 지역인재양성 등에 대한 관심이 전무한 상태에서 전국적 바둑리그 창단 참가 지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바둑리그는 10개 팀이 참가하는 리그전으로, 정규리그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포스트리그는 2023년 3월부터 5월까지 열릴 예정이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인 영암한국병원의 응급실 운영을 위한 내년도 군비 지원 예산으로 모두 8억4천만원이 편성됐다. 올해는 4∼12월까지 9개월분으로 6억3천만원이 지원됐다.
왕인현창협회의 자료보관실 건립을 위한 기본조사설계비로 2천556만원이 편성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군청 소재지인 영암읍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사업추진이 필요한 ‘영암 교동지구 도시개발사업’에는 3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교동지구 도시개발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사업비 383억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올해까지 73억1천만원이 투입되는데 그쳤다. 또 73억1천만원 가운데 사업 조기착수의 관건인 토지보상비는 60억원으로, 40억원이 더 확보되어야 하나 내년 예산으로 30억원만 확보, 조기 착공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교동지구도시개발사업은 영암읍권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인구 유입 촉진, 관광인프라 확보 등을 위해 영암읍 교동리 일원 17만7천㎡의 부지에 추진하는 영암읍민들의 숙원사업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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