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소농(小農) 육성과 창의적 농산품 전환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1년 12월 17일(금) 13:46
조성남 세한대학교 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소상공인지원특별위원장 한국소상공인컨설팅협회부회장 한국산학협동연구원부원장
마다가스카르가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바오밥나무, 여우원숭이, 방사거북 등 희귀 동식물의 낙원 마다가스카르를 세계 탐방 방송에서 본 후,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불가항력적 가뭄으로 사막으로 변한 마다가스카르 남부지역은 식수도 없는 참담한 상황이었다.
수단, 예멘, 시리아 등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도 같은 고통에 빠져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작물을 재배할 수 없을 정도로 가뭄이 든 나라들이다. 설상가상 밀 수출국인 러시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거대한 산불로 밀 생산량이 줄었고 수출을 중단했다. 시리아의 밀가루 값은 6배로 폭등했고 식량을 차지하기 위한 부족 간 전쟁과 학살이 벌어지고 살아남기 위해 탈출하는 난민들이 급증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생산량 문제, 식량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45.8%다. 곡물자급률은 2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한다. 어느 날 주 수출국이 곡물 가격 인상을 선언하면 꼼짝없이 우리 삶이 식량에 저당 잡히고 만다. 식량 무기화다.
식량 무기화 사태를 대비하는 <식량안보>의 전위는 농촌이다. 그 중 한 곳이 우리 영암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농산업의 대표 아젠다는 생명농업과 6차산업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좀 다르다. 기후변화 대응의 가장 큰 준비는 유럽이 먼저 시행하고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소농 육성>이다.
<소농 육성 운동>의 핵심은 땅 살리기에 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지심 살리기>다.
땅이 척박하면 급격히 변하는 기후 조건에서 농작물 재배를 지속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나 농약의 힘은 그 한계가 너무나 분명한 것이다. 소농들은 중장비로 땅을 짓눌러 콘크리트화시키는 일이 적다. 유기농이 가능하다. 다양한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종자 유지가 가능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평균기온 상승으로 각 지역 대표 농작물 재배지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환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체감 중이다. 기존의 대표작물과 함께 다양한 작물을 병행 재배하고 대체 소득 작물의 발굴 및 상품화가 농업의 필수조건이다.
소농 중심 농업을 더 지원하고 육성하는 필사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식량 자급과 창의적인 농산물 상품화를 위해 기후위기시대의 세계 판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더불어 대응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 농토와 농업이 회복 탄력성을 유지하며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민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첨단 대응하는 시설농업 대체작물도 외면할 수는 없다. 시설농업의 특성상 초기 시설투자가 농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협동조합식 공동 운영으로 재배비용의 증가와 생산원가의 상승에 공동 대응할 수 있다. 공동 재배, 공동 판매를 돌파구로 삼는 것이다. 정부의 시설농업 투자지원과 지자체 재원의 적극적 활용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설농업 형태를 일구어갈 수 있을 것이다.
팜파티나, 팸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농업의 연계도 농가 소득 증대에 일조하는 흥미로운 발상이다. 온실 내에 카페를 마련해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운영방식을 도입하는 명소들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가가 독차지하는 시설농업이 아니라 지역 농민들이 함께 일하고 소득을 나누는 일이 가능한 것이다.
유럽에서 <소농 육성>의 성공은, 식량 전쟁에 대비하는 자급자족 준비, 땅의 건강성 살리기, 지역 종자 보유하기에 대한 국가와 농민들의 한마음이 필수적이었다. 더불어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지역 농산물 판매장, 로컬 푸드 판매장의 활성화가 큰 몫을 한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농은 농비도 못 건진다는 관행을 깨지 않으면 귀농을 권장할 수 없다. 아무리 도로를 내고 그럴듯한 건물을 지어도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 역시 피할 수 없다.
고령화로 인한 농업인 감소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무기화가 필연적으로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농의 육성과 대농형 농업조직의 육성 과정에서 <소농 육성>이 기반에 놓이는 정책 과제는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계획이다.
<소농>들과 영암의 농업을 논의하고 우선적으로 재원 및 농업형 융복합 기술을 지원하는 때가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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