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인생에 대하여(4)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2년 01월 21일(금) 13:50
이길만 前 영암초교 교사
섹스피어는 가난한 집안의 소년가장이었습니다. 하루는 소를 잡는 도살 창을 찾아갔습니다. 도살 창 주인을 만나서, 대뜸 여기서 일을 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주인은 아직 어려서 안 된다고 한마디로 거절했지요. 섹스피어는 주인 바로 옆 상자에 보관해 두었던 칼을 단호하게 집어 들더니, 옆에 있던 소의 뿔을 잡고는 단칼에 소의 목을 찔렀습니다. 혼비백산한 주인은 그만 허락하고 말았습니다.
2년쯤 지난 후였습니다. 자기 미래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 섹스피어는 이 일을 그만두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가족처럼 지냈던 주인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섹스피어는 이곳을 떠나 런던으로 갔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서울로 서울로 가지 않습니까? 그는 극장 주변에서 지금의 주차장 관리격인 마구간 관리인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 그의 인생행로는 시작된 것입니다. 다음은 섹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리어왕>을 소개합니다. 이야기가 다소 길어 2회로 나누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우리 말에도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왕가의 가족 간에는 사랑이 비어있습니다. 오직 권력과 물질이 있을 뿐입니다. 가족간의 사랑의 부재가 파멸로 끝나는 처참한 종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랑의 부재, 정말 끔찍합니다.
영국에 자만심이 강하고 오만불손한 왕이 있었습니다. 바로 리어왕이라는 왕입니다. 그는 80 노경, 국사로 인한 피로에 지쳐서 후계자에게 국사를 맡기고 죽음을 준비할 시간을 갖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딸만 셋이 있을 뿐, 아들이 없어 후계자를 이을 수가 없었습니다. 양자도 생각해 보고, 대리통치인도 생각해 보았으나 만족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세 딸들을 불러 누가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지 알아보고, 자신에 대한 애정에 걸맞게 자기 나라를 나누어 주려고 했습니다.
첫째 딸은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버지를 사랑하며, 아버지가 자기 눈빛보다 소중하며 내 생명과 자유보다 더 소중하다고 떠벌렸습니다.
왕은 즐거웠습니다. 권력이 아첨에 넘어갈 때 명예는 눈을 감았습니다.
왕은 첫째 딸의 사랑의 말에 감복하여 자신의 왕국의 삼분지 일을 줍니다. 권력은 마취제입니다. 그런 다음, 둘째 딸을 불러, 왕에 대한 너의 생각을 말해 보라고 합니다. 둘째 딸은 말합니다. 언니의 말에는 아버지의 고매함을 담을만한 사랑이 없다고 말하면서 하늘 아래 아버지를 사랑하는 기쁨보다 더한 기쁨은 없다고 말입니다.
리어왕은 그처럼 애정 깊은 자녀를 둔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녀에게도 자기 영토의 삼분지 일을 주었습니다. 인생이여! 과연 이러고도 무사할까, 방종, 일탈, 아첨, 부도덕의 극치, 뭔가 심상치 않은 변고의 곡소리가 들릴 듯하지 않습니까,
셋째딸 (막내 공주)입니다. 막내딸. 얼마나 귀엽습니까, 언니들보다 총애하던 자식입니다. 왕은 기대가 부풀었습니다. 그러나 셋째 공주는 말과 마음이 서로 다른 언니들의 아첨이 싫었고, 그들의 감언이설이 두려웠습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식의 도리로 전하를 사랑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라고. 왕은 배은망덕하다고 소리치며 불행을 당하지 않으려면 다시 고쳐서 말하라고 했습니다. 두언니들도 이때다 싶어 몰아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리어왕은 진실한 말을 처음 듣는 것입니다. 그녀의 진솔한 말은 늙은 군왕을 격노케 했습니다. 왕은 아첨에만 길들여 젓기 때문입니다. 셋째딸에게 주기로 한 나머지 삼분지 일마저 두 딸에게 나누어 주고 말았습니다. 지상의 제왕은 권력과 아첨입니다. 양심과 진리는 방관자가 됩니다. 냉철한 이성에 따르지 않고, 달콤한 감언이설에 휩쓸려 왕국을 터무니없이 처분해버린 리어왕, 과연 첫째와 둘째 딸은 아버지와의 약속을 이행했을까요. 지면 관계로 여기서 이야기를 멈추고, 다음 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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