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氣찬랜드 확장만 해놓으면 他용도 야금야금…4계절 체류형관광지 '요원'

논란 끝 이전 결정 영암공공도서관 부지 회문리 419-3에서 418-1,2 일원 확대 변경 계획

부지 및 건축물면적 종전보다 2배 늘고 氣찬랜드 조망권 훼손도 우려 또 졸속 결정 지적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22년 03월 04일(금) 09:43
논란 끝에 월출산 氣찬랜드 내로 정해진 영암공공도서관 이전부지가 당초보다 부지면적이 두 배나 늘어나고, 위치도 지방도 819호선 인근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氣찬랜드의 '부족한 주차 공간 확보 및 편익시설 설치를 통해 영암군 랜드 마크 기능을 살리고, 거점관광지로 정착시키기 위해' 애써 확보해놓은 부지가 또다시 다른 용도로 사용되게 돼 군의 조변석개(朝變夕改)식 공유재산 관리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구나 군은 영암공공도서관 이전부지 변경의 주요 이유를 트로트아카데미 조성사업 확정 때문이라고 밝혀, '공모 사업이나 신규 사업만 있으면 부지는 당연히 氣찬랜드'로 정하는, 원칙 없고 주먹구구식인 정책결정의 난맥상이 이번에도 재현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는 6월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영암군수 출마예정자들은 영암읍 활성화와 월출산국립공원 활용을 위해 氣찬랜드의 체류형관광지 조성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전동평 군수 또한 4계절 체류형관광지로 만들겠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선4,5기 때 조성된 氣찬랜드는 민선6,7기 들어 본래 목적과는 다른 각종 시설로 뒤죽박죽되어가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체류형관광지 개발은 커녕 돌이킬 수 없는 난개발만 이뤄질 가능성이 커 지금이라도 분명한 개발방향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다.
군은 지난 2월 22일 열린 영암군의회 의원간담회에서 영암공공도서관 신축 이설에 따른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 등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군은 당초 영암읍 회문리 419-3번지 일원 6천600㎡ 부지에 건축물 면적(연면적) 1천300㎡(3천900㎡) 규모로 신축하기로 했으나 영암읍 회문리 418-1, 418-2번지 일원 부지 1만2천㎡에 건축물 면적(연면적) 2천400㎡(3천900㎡) 규모로 신축하기로 계획을 변경하겠고 보고했다. 이로 인해 부지는 종전보다 2배 늘었고, 건축물 면적 또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군은 부지 위치 및 면적 변경 사유에 대해 ▲기존 부지에 영암군 트로트아카데미 조성사업이 확정됐고, ▲영암공공도서관 사전기획용역 결과,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해 건축 규모 및 건축면적을 변경, 건폐율(20%)에 따라 부지 면적의 추가 확보가 필요했으며, ▲학생 및 지역민들의 접근성 및 편리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군의 이같은 설명은 당초 영암공공도서관 부지를 氣찬랜드로 일방적으로 정해 논란을 자초했던 것만큼이나 석연치 않다.
우선 군은 기존 부지에 트로트아카데미 조성사업이 확정된 점을 이유로 꼽고 있으나, 전남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트로트아카데미 조성계획은 진행되고 있었던 점에서 궁색한 변명이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자체도 氣찬랜드와 어울리는 시설이 아니라는 여론이 팽배했음에도 사업이 강행됐고, 트로트아카데미는 이미 그 연관시설로 계획되어 추진되고 있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영암공공도서관 이전 부지를 트로트아카데미가 들어설 곳으로 정한 일 자체가 주먹구구식 정책결정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기 때문이다.
또 '주변과의 조화' 운운한데 대해서는 변경된 부지가 지방도 819호선 인근에 자리해 지상 3층 규모의 영암공공도서관이 들어설 경우 월출산 氣찬랜드의 조망권을 가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 역시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주로 학생들이 이용하게 될 영암공공도서관 부지를 氣찬랜드로 정한 것 자체가 학생 및 지역민들의 접근성 및 편리성을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이어서, 부지변경은 단순히 영암교육지원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전동평 군수의 '나 홀로 결정'의 결과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해당 부지는 주차장으로 활용을 위해 자갈이 깔려있었으나 최근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위한 원상복구 과정에서 깨끗히 성토했고, 이를 본 영암교육청 쪽에서 부지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영암공공도서관 부지가 氣찬랜드로 결정될 때처럼 이번 부지변경 역시 그 어떤 의견수렴 절차나 내부논의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 오는 3월 18일 개회 예정인 제289회 임시회 심의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확장해놓으면 他용도 야금야금
영암공공도서관의 변경부지인 회문리 418-1과 418-2번지 일원은 '2016년도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등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확보된 氣찬랜드 부지 일부다.
당시 군이 의회에 제출한 '월출산 氣찬랜드 시설확충에 따른 부지매입 계획'에 의하면 氣찬랜드에 물놀이장 등 기존 유원지와 가야금테마공원 등 문화시설 외에 조훈현 국수 기념관 조성을 위한 건물 내부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었고, 가야금테마파크 게스트하우스 신축을 위해 지반정비 및 기초설치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여기에 정부의 '조선업 밀집지역 관광산업육성사업'으로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건립이 확정됐고, 현재 백지화된 상태이나 전남도가 바둑박물관을 氣찬랜드 내에 건립할 계획까지 세웠었다.
이처럼 월출산 氣찬랜드 내 각종 시설이 확충될 예정임에 따라 군은 부족한 주차 공간 확보 및 편익시설 설치를 통해 영암군 랜드마크 기능을 살리고, 거점관광지로 정착시키기 위해 氣찬랜드 주변 10필지 1만2천211㎡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또 매입 대상 토지는 조훈현 국수 기념관으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氣건강센터 뒤편인 영암읍 회문리 47번지 등 4필지와 氣찬랜드 입구 쪽 주차장 아래인 영암읍 회문리 418-2번지 등 논밭 6필지였다.
따라서 영암공공도서관 부지 활용은 '氣찬랜드 내 부족한 주차 공간 확보 및 편익시설 설치를 통해 영암군 랜드마크 기능을 살리고 거점관광지로 정착시키기 위해' 확보한 공유재산관리계획과는 전혀 맞지 않는 결정이다. 부지 확장만 해놓으면 최소한 내부논의조차도 없이 타 용도로 야금야금 사용하는 관행의 반복인 것이다.
군은 영암공공도서관 부지변경의 이유로 트로트아카데미를 꼽고 있으나, 군이 세운 계획에 의하면 트로트아카데미는 바뀐 공공도서관 부지 바로 옆인 영암읍 회문리 419-3번지(부지면적 1만4천182㎡) 일대로, 현재 氣찬랜드 주차장 옆에 교육관과 기숙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도서관 기능이 복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하나 두 시설물이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궁색하기 짝이 없는 공간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부지를 변경하려면 아예 氣건강센터 뒤편 아래쪽 부지가 더 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트로트아카데미와 영암공공도서관이 氣찬랜드 부지를 잠식하면 주차장부터 태부족한 상황이 빚어져 또다시 인근 사유지를 추가 확보해야할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氣찬랜드를 중심으로 여러 시설물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인근은 난개발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 氣찬랜드, 신규·공모사업 부지 전락
원칙없이 신규 및 공모사업을 위한 부지로만 전락한 氣찬랜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개장한 월출산 氣찬랜드는 故 김일태 군수가 각계의 비난을 무릅쓰고 조성해놓은 시설이다. 당초 8만8천36㎡ 규모였다. 유원지(1만6천175㎡)와 수변공원(1만6천21㎡)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했고, 가야금산조테마파크와 조훈현바둑기념관(원래는 氣건강센터) 등 문화시설이 2만8천880㎡, 주차장이 2만6천960㎡에 달했다. 이 정도 시설만으로도 氣찬랜드는 포화상태나 다름없었다.
이런 상황에 지난 2019년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개관하면서 부지 확장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 그동안 여러 차례의 문화시설 변경 결정을 거쳐 현재는 당초 면적보다 2배 가까운 13만7천301㎡까지 부지가 늘어난 상태다.
문제는 이곳이 군이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거나 각종 공모를 통해 확정된 사업을 추진할 영암군내 '유일무이'한 부지로 남용되고 있는 점이다.
실제로 전동평 군수가 역점을 둬 추진하다 실패한 '민속씨름 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 부지도 氣찬랜드였고, 최근 들어서는 영암공공도서관 신축 이전부지와 트로트아카데미 부지로도 정해졌다. 행정비용 측면에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군유지이자 소유권 이전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문화시설지구로 별도의 용도 변경 없이 활용가능하다는 이유로 그야말로 무계획적인 시설집합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월출산 氣찬랜드는 유원지 시설로 그 기능을 다하고 있다. 각종 시설의 무계획적 입지는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氣찬랜드의 현주소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면서, "영암공공도서관을 氣찬랜드에 이전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 만큼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이라도 현재 조성중인 교동지구로 변경하는 등 보다 미래지향적인 논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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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공공도서관 건립은?
총사업비 171억1천500만원 투입 3층 규모 신축 이전
올 연말까지 건축설계 및 실시설계 2024년 9월 개관
영암공공도서관 건립은 총사업비 171억1천500만원(국비 50억2천700만원, 군비 50억원, 전남도교육청 70억8천800만원)을 투입해 영암읍 서남리 77번지에서 영암읍 회문리 418-1,2번지 일원으로 신축 이전하는 사업이다. 3층 규모로 어린이자료실(가족공간), 청소년실, 일반자료실, 다목적실, 평생학습실 등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부지는 군이 무상제공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당초 지난해 전남도교육청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영암읍 회문리 419-3번지 일원으로 정했으나 최근 6천600㎡에서 회문리 418-1,2번지 일원 1만2천㎡로 변경했다.
군은 3월 임시회 때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이를 영암교육지원청에 통보할 계획이며, 전남도교육청은 오는 6월부터 12월까지 건축설계공모 및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1월 공사에 착공, 2024년 9월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예산확보현황을 보면 현재 14억6천900만원(국비 5억원, 교특회계 9억6천900만원)이 확보된 상황으로 본격적인 예산 투입은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오는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신축 이전 계획에 또다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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