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2년 03월 18일(금) 11:20 |
이진 前) 영암군 신북면장 前) 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 완도부군수 |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전파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동안 방역 당국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출몰하면서 하루 확진자가 40만명에 이를 정도로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어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월 말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4억3415만명, 사망자는 594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는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도 스스로 진화하면서 번식을 한다. 즉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 코로나 델타, 코로나 오미크론처럼 변이종으로 진화해 번식하면서 자기들이 살기 적합한 개체에 침투하는데 이를 우리는 감염이라고 한다. 우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코로19가 우리 몸속에 들어와 활동을 시작하면 우리 몸은 열이 나고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하는 증상이 나타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알게 된다. 특히 기침은 몸속의 바이러스를 밖으로 내보내 전파시키기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침이 나도록 유도한 결과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인류는 바이러스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감염병 중에서 가장 악명을 떨쳤던 흑사병은 1346∼1352년 불과 6년 만에 2억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죽게 했는데 이는 당시 유럽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넘는 엄청난 피해였다.
천연두는 1520년 스페인 함대에 승선한 노예 한 명이 천연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가 멕시코에 상륙해 전파시킨 결과 2,000만명에 이르던 멕시코 인구가 160만명으로 곤두박질치게 했다.
18세기인 1778년에는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이 북태평양 탐험 대원들을 이끌고 하와이에 도착했는데 이들 일행이 현지 주민들에게 독감, 결핵 장티푸스 등을 전파시켜 50만명에 이르렀던 하와이 인구가 불과 80여년 만에 7만명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인류에 대한 바이러스들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1918년 프랑스 북부지방에서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영국 미국, 인도 오스트레일리아로 펴져 나가 세계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약 5억명이 감염되었고 1년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사망자가 1억명에 달했는데 제1차 세계대전(1914년∼1918년) 당시 죽은 사람이 4,000만명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인류는 그 어떤 참혹한 전쟁보다도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이 훨씬 많았다.
그러면 왜 이처럼 무서운 감염병은 끊이지 않고 발생해 우리 인류를 괴롭히는 것일까? 역설적이게도 감염병 발생은 우리 인류가 스스로 자초한 재앙이었다. 태초에 인류가 수렵 채취 생활을 할 때는 드넓은 자연 속에서 꼭 필요한 만큼만 사냥과 곡물을 채취하면서 가족 단위 소규모 집단을 이루면서 자연과 더불어 깨끗한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감염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던 인류가 농업혁명을 통해 가축을 기르고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일정한 지역에 집단을 이루면서 정착 생활을 시작하고 이어진 산업혁명으로 도시가 형성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어 밀집된 생활을 하게 되자 불결한 환경, 사람과 사람과의 잦은 접촉으로 감염병이 발생하게 되었다.
실제로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후 유럽인들이 신대륙 정복사업을 시작할 당시 북아메리카에 살고 있던 원주민 인디언들의 95%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이 잔혹한 정복자들의 총칼에 죽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 유럽 정복자들이 전파한 감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면 왜 신대륙 원주민들은 정복자들이 퍼뜨린 감염병에 희생되고 유럽 정복자들은 신대륙 원주민들의 감염병에 희생되지 않았는지 의문을 갖게 되는데 당시 신대륙 원주민들은 자연과 더불어 소규모 수렵 채집 생활을 했기 때문에 요즘 말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져 치명적인 감염병이 없었고 감염병이 없었기 때문에 면역도 형성되지 않아 유럽의 더러운 감염병에 노출되자 무방비 상태로 쓰러질 수밖에 없는 반면 유럽인들은 면역력을 갖고 있어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승기를 잡았다고 하지만 인간들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오만한 행동을 보일 때 바이러스들은 언제 우리 인류를 또다시 공포에 몰아넣을지 모른다. 자연환경을 함부로 훼손하고 소,돼지,닭,오리 등 가축들을 몸 하나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잔인하게 키워 고기와 우유를 착취하는 인간들의 폭력에 자연이 언제 또 준엄한 심판을 내릴지 두려워진다. 우리가 자연에 순응하면서 겸손한 삶을 살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