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영암군수 경선 파장 어디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영암선관위 고발, 본선 및 당선 후까지 영향 우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22년 05월 13일(금) 10:14 |
우선 허위사실 공표 혐의의 경우 경선에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전 후보 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우 후보 측이 청렴도 등 허위사실 공표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우 후보는 영암군의 청렴도를 ‘4등급’이라고 비판했다. 전 후보 측은 이에 대해 2021년 국민권익위의 청렴도 측정 결과 영암군의 ‘종합청렴도는 2등급’이었다고 지적하며 우 후보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 후보 측은 영암군의 ‘내부청렴도’가 지난해 3등급에서 올해 4등급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맞대응했다.
팩트를 체크해보면, 국민권익위가 매년 말 발표하는 청렴도 측정결과는 ‘외부청렴렴도’와 ‘내부청렴도’, 그리고 이를 합산한 ‘종합청렴도’ 모두가 들어있다. 내부청렴도는 공공기관의 공직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것이고, 외부청렴도는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것이다. 따라서 세 지표 모두 해당 기관의 청렴도를 파악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또 2021년 청렴도 측정 결과 영암군의 종합청렴도는 지난해 3등급에서 올해 2등급으로 한 단계 상향했다. 이는 외부청렴도가 지난해 3등급에서 올해 2등급으로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내부청렴도는 지난해 3등급에서 올해 4등급으로 오히려 한 단계 더 떨어져 종합청렴도 2등급 상승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다시 말하면 청렴도 4등급이라는 우 후보 측의 비판은 전적으로 틀린 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또 “청렴도가 낮다”는 비판만으로 전 후보 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난 여론의 지지를 단번에 역전시켰다는 주장 역시 근거는 불충분해 보인다.
반면 전 후보 측이 근거자료와 함께 고발한 권리당원 이중투표 유도 혐의는 우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사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 후보 측은 이에 대해 “2만1천명의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에 권리당원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빨리 보완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선룰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나, 전 후보 측이 근거자료까지 확보해 선관위에 고발한 상황이다. 영암군선관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 배용태 후보, 경선 포기 무소속 출마 선언
첫 3인 경선에서 3위에 그쳐 탈락하면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밝혔던 배 후보는 전 후보 측이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재심을 신청하고, 재경선 결정이 내려지자 돌연 경선 참여 포기를 선언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배 후보는 재경선 실시 하루 전인 5월 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과정에서 법을 어긴 후보를 아무런 징계 절차도 없이 그대로 경선에 참여시키고, 아무런 보완 내용 없이 기존 3인 경선방식을 결정하는 등 민주당이 6만 영암군민을 무시하고 우롱했다”면서,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군민들에게 직접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배 후보는 전 후보 측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후보는 지난 민선 6,7기 8년 동안 영암군수로 재임하면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어 소멸될 군으로 만들어 군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영암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제시하기는커녕 오직 선거를 겨냥한 선심행정을 추진했다”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군수 비리가 보도되고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되는 등 무능과 비리로 얼룩진 후보가 경선 후보로 결정되기도 헀다”고 질타했다.
배 후보는 이어 “작금의 민주당의 행태를 볼 때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면서, “이처럼 상식이 통하지 않고 정의가 바로 서지 않는 불법 난장판으로 치러지는 영암군수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오히려 군민들께 죄스럽게 생각한다”고 경선 포기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배 후보가 경선 포기와 함께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이유도 작용했겠으나, 이보다는 당내 경선에 다시 참여하는 것은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더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더 나아가 온갖 비판이 쏟아진 당내 경선의 문제점이 집중 부각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오히려 무소속으로 군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어쨌든 배 후보는 이번 무소속 출마 결심으로 자신의 정치인생에 있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나이(67세)도 그렇거니와 2014년 6·4 지방선거 목포시장 출마, 박준영 전 국회의원의 낙마로 2018년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2020년 4·15 총선 출마 등에서 모두 실패하는 등 아픈 경험을 가진 배 후보가 친 배수진인 셈이어서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 이보라미 후보, 군민과 함께 우 후보 심판
민주당의 군수 후보 경선과정을 맹렬하게 비판해온 정의당 측도 우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군민과 함께 심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보라미 영암군수 후보와 김기천, 장문규 영암군의원 후보는 지난 5월 10일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민주당 영암군수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반칙과 편법에 대해 군민의 심판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우승희 후보가 본인이 직접 나서 군민들에게 권리당원으로 한번, 권리당원이 아닌 일반 군민으로 또 한 번 투표해달라며 불법을 권유 조장했고, 이는 녹취록과 파일로 명백히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사과와 반성은커녕 덫에 걸렸다며 피해자 흉내를 내는 우 후보에 대해 군민이 나서 직접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이러한 반칙과 편법이 30년 집권정당 민주정당의 저력으로 경선과정에서 바로잡혀 제대로 된 본선 경쟁을 기대했으나, 무슨 연유인지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반칙과 편법 앞에 고개를 숙이는 건 오히려 군민들이 되었다”고 성토했다.
이 후보는 또 “다가올 6월 1일 우리 어머님 아버님은 흙 묻은 손을 털고 지팡이에 기대 투표장으로 가시고, 전날 야근을 마친 어떤 노동자는 깊은 잠을 덜어내어 투표장으로 갈 것이며, 생애 첫 투표를 할 고등학교 3학년 한 학생은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의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갈 것인데, 무슨 일을 해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오만한 정치인에게 이런 수고와 설렘은 반칙과 편법의 승리를 위한 요식행위로 치부당할 것”이라 주장했다. 또, “정의와 상식을 바로 세우는 일에 한번은 실패했지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며 “법의 심판으로 선거를 다시 치르는 불행한 일이 없도록 군민의 손으로 먼저 반칙의 정치 편법의 정치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