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해야 할 일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2년 06월 03일(금) 14:08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당선자들은 오는 7월 1일 시작되는 민선 제8기 지방자치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법이 32년 만에 전부 개정되어, 그동안 자치단체 및 단체장 중심의 '제도자치'에서 주민·의회 중심의 '생활자치'로 전환된 가운데 치러진 첫 선거인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당선된 우리지역의 일꾼들 모두가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영예의 당선자들에게는 축하를, 그리고 아쉽게 낙선한 후보자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바이다.
선전한 후보들에 격려와 박수를
6·1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 선거보다 차분한 가운데 치러졌다고 평가할 만하다. 일부 후보자들 사이에 선거 때마다 극성을 부렸던 인신공격성 비방이나 금품 및 허위사실 유포 등 바람직스럽지 못한 행태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공명선거를 저해할 정도로 위험수위에 이르는 일은 벌어지지 않아 천만 다행이다. 이 모두가 유권자 모두의 성숙한 민주의식의 발로인 점에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정당의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 선거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영암군수 후보 선정을 위해 재 경선까지 치러야 했다. 이 과정에서 탈당과 선거법 위반 고소 고발 사태로도 이어졌다. ‘공천=당선’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엄연한 만큼 사활을 건 공천경쟁이 불가피하다고는 하나 선거 뒤 심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남도의원 공천은 제1선거구의 경우 당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후보가 서류 하나를 제출하지 못해 탈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제2선거구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한 뒤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이도 있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원칙’과 ‘기준’의 실종이었듯이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에서도 똑같은 오류가 저질러졌다. 뼈를 깎는 반성으로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공천 잡음을 초래한 민주당은 공천의 잣대와 규정을 하루빨리 재정비해야 한다.
모처럼 영암군수 선거에 후보를 공천한 국민의힘 임대현 후보는 ‘힘 있는 여당 군수’가 되게 해달라며 선전했으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경선에 나섰다가 대선이 끝나자 갑자기 탈당한 사실에다, 여당 후보이니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식의 호소로는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웠음이다.
정의당 이보라미 후보의 경우 소수정당의 한계를 딛고 끝까지 선전했다는 점에서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비록 당선되지는 못했으나 이 후보가 제시한 군민 참여예산제 전면 실시나 모든 농민에 농민수당 지급, 학교 아침급식 전면 실시 등의 공약은 꼭 필요한 일인 만큼 민선8기 시책으로 채택돼 시행되길 바란다.
박소영 후보나 배용태 후보 등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고 군민들의 직접 심판을 받은 후보들의 선전도 값지다. 지방자치가 해를 거듭하며 성숙될수록 특정 정당 소속 여부보다 인물 됨됨이, 정책과 비전, 그리고 실천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선전한 후보자들은 이점에서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정당 소속이건 무소속이건 이번 선거에서 온몸을 내던져 선전한 모든 후보자들에 격려와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군민과 한 약속 꼭 실천 옮겨야
선거가 막을 내린 만큼 이제부터는 선거기간 군민에게 한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 중요하다. 군수를 비롯한 당선자들은 지역의 미래를 위해 내걸었던 공약에 대해 다시 한 번 타당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선거기간 표만 의식한 나머지 선심성 공약을 내세웠을 수도 있고, 재원조달방안 등에서 있어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약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지키지 못할 공약이 들어있다면 군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과감하게 폐기해야 한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예산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낙선한 상대후보가 내건 공약도 꼼꼼히 살펴보는 아량도 있어야 한다. <영암군민신문>이 분석해본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공약 가운데는 군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 많았다. 또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그 같은 공약을 보고 지지표를 던졌을 수도 있다. 타 후보자들의 공약을 면밀하게 검토해 실행에 옮길 사업이 있다면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상대후보의 공약까지도 챙기는 일이 바로 승자가 가질 포용력이다.
선거가 빚은 갈등 빨리 해소해야
선거기간 어쩔 수 없이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진 민심을 치유하는 일은 당선자들의 몫이다. 무엇보다 먼저 낙선자들의 아쉬움과 아픔을 헤아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직접 찾아가 위로하는 넓은 아량도 필요하다. 낙선자들 역시 4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안티세력'으로 남을 일이 아니다. 승자에게 먼저 축하를 보내고 협력해야할 일에 적극 협력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선거운동과정에서 드러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마땅히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선거운동원들 사이에 있었던 서운한 감정 따위는 대승적 견지에서 풀어야 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승자의 너그러움이 더 필요할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거는 이제 끝났다. 군민들은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선자들의 포용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거듭 상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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