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영암군민속씨름단 공론화 긴급현안이라며 용역비 5천만원 투입, 존치 여부 공론화 용역 착수해놓고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22년 09월 23일(금) 11:03 |
영암군민속씨름단은 민선8기에 그 운영방향을 결정해야 할 핵심적인 현안업무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어, 최근 우승희 군수 주재로 현안업무토론회를 통해 그 존치여부에 대해 전문수행기관을 선정해 공론화에 나서기로 결정된 상태다. 군은 또 토론회에서 공론화를 결정하기도 전에 ‘긴급한 현안’에만 사용하도록 된 기획감사실의 용역비 5천만원을 투입,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 공론화 용역'까지 서둘러 발주했다. 이를 통해 전문수행기관을 선정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1월 최종 권고안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태에서 우 군수와 일부 실·과장, 강찬원 의장을 비롯한 의원 대부분이 경남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2 추석 장사씨름대회’에 참석해 영암군민속씨름단을 열렬히 응원했고, 그 모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서, 공론화가 이미 결론이 내려진 가운데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곳저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의회는 ‘영암군의회, 영암군민속씨름단 현지 축하 격려’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통해, ‘강찬원 의장을 비롯한 6명의 의원들이 영암군민속씨름단 선수들을 격려했고, 경기 내내 열띤 응원과 함께 한라장사에 오른 최성환 등을 축하하고, 그동안 탁월한 지도력으로 영암군민속씨름단을 이끌어 온 김기태 감독과 윤정수 코치 등 선수단을 격려했다’고 홍보했다.
특히 강찬원 의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쌀값 폭락, 지역경제 침체 등 어려운 상황에서 큰 성과를 이뤄내 추석 기간 동안 6만 군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며, “앞으로도 모래판에서 영암군의 위상을 드높이는 훌륭한 경기를 펼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의회가 함께 제공한 사진에는 응원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각각 응원 피켓을 든 의원들의 모습이 담겨있으며, 군이 낸 보도 사진에는 우승희 군수와 실·과장들까지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를 본 군민들은 “영암군수직 인수위인 ‘민선8기 혁신영암준비위원회’까지 나서 존치여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긴급하고도 중요한 사안이라며 군민 혈세 5천만원을 들여 공론화에 착수했으면서, 군수와 의장이 한꺼번에 몰려가 응원하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취지는 이미 결론이 나있다는 뜻이냐”고 반문하면서, “그렇다면 뭣 하러 공론화에 나선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군청 및 의회 안팎에서도 우 군수가 이미 씨름단 지속을 염두에 두고 있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강찬원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 역시 씨름단 지속 운영을 기정사실화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씨름단 응원 및 홍보가 의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혁신’을 앞세운 우 군수가 씨름단뿐만 아니라 주요 현안에 대해 이미 내부결론은 내려놓고 군민 의견 수렴은 ‘요식행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고, “그렇다면 전임 군수 때의 행태와 다른 점은 뭔가”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실제로 군은 이번 씨름단 외에도 영암공공도서관에 대해서도 이전 부지에 대한 군민여론조사가 시행되고 있고, 결론이 내려지지도 않았는데도 당초 氣찬랜드로 된 부지가 변경될 것을 전제로 한 사전기획용역비 3천만원을 제2회 추경에 반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공론화를 통해 주요 현안의 추진방향을 정한 바 있던 인근 지자체 관계자는 “공론화를 앞두고 자유로운 의견개진은 필요하나 군수나 의장까지 나서 응원까지 하고 나선 것은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운영에 대한 공론화 추진은 ▲2017년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군민여론이 배제된 데다, ▲창단 이후 과도한 예산 투입에 따른 운영 성과에 대해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어 왔고, ▲'프로씨름단'을 그대로 인수하다 보니 학교체육과의 연계 등 지역사회 파급효과나 수용성이 낮아 군민의견을 수렴해 운영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민선8기 혁신영암준비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백서(白書)를 통해 "영암군민속씨름단은 인수 시기부터 계속된 이견으로 존치 여부와 관련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단원의 등급산정기준이 세부적이지 못하고 포괄적이어서 주관적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준이다. 연봉산정기준표도 2016년 말의 것으로 올해의 계약기준이 확인되지 않는다. 향후 주민 여론과 향우 등의 여론을 감안해 존치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객관적 판단을 위해 공론화를 추진해야 하고, 공론화 과정까지 씨름단을 유지하되 운영방법에 대한 방안도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은 이에 따라 실·과·소장과 읍·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안업무토론회를 통해 씨름단 운영에 대한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앞서 사업비 5천만원을 투입,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 공론화 용역'을 공고하는 등 관련 업무에 착수했다. 공론화는 1차 표본(설문, 인식)조사, 군민참여단 구성 및 사전 숙의, 군민참여단 종합토론, 최종 권고안 도출 등의 절차를 밟게 되는데, 9월 초까지 전문수행기관을 선정해 11월 중순까지 공론화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나서, 11월 중순 권고안을 발표하고 11월 말 최종 정책결정을 내린다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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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백두장사
최성환 한라장사
허선행 태백장사
영암군민속씨름단, '2022 추석 장사씨름대회' 3체급 석권
영암군민속씨름단이 9월 7일부터 12일까지 경남 고성군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2 추석 장사씨름대회’에서 백두, 한라, 태백 등 3체급 장사를 배출하고, 모든 체급에서 입상하는 성과를 냈다.
태백장사 결정전에서 허선행은 8강에서 팀 동료 이병하를 2-1로 이겼고, 4강에서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노범수(울주군청)를 2-1로 제압한 뒤, 결승에서 장현진(제주특별자치도청)을 3-1로 꺾고 1년7개월 만에 통산 세 번째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라장사 결정전은 12번의 한라장사 오창록과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성환의 경기로, 한솥밥을 먹는 동료선수들끼리 겨루는 빅게임이 벌어졌다. 결승까지 단 한판도 내주지 않으며 군 입대 전 한라급 최강자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최성환은 주특기인 들배지기로 오창록을 3-2로 누르고 통산 10번째 한라장사에 등극했다.
대회 마지막 날 치러진 백두장사 결정전에서는 장성우가 최성민(태안군청)을 3-1로 역전 우승하며 9개월 만에 통산 9번째 백두장사에 등극했다.
영암군민속씨름단은 이로써 총 54회 우승(장사 46회, 전국체전 금메달 2개, 단체전 6회)을 달성, 씨름판의 절대강자임을 거듭 증명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