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란? 그리고 영암의 역할은?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2년 10월 14일(금) 10:32
정기영 세한대학교 교수
우리가 최근 자주 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란 정확히 무엇일까? 우선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서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신에너지의 영역에서는 재생 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를 변환한 에너지'가 포함되어 있다. 고형연료제품(SRF, Solid Refuse Feul)같은 생활폐기물, 폐타이어, 폐고무류, 폐합성수지 등과 같은 발열량이 높은 가연성 폐기물을 가공처리해서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은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만 탄소중립사회로 가기위해서는 지양해야 하는 에너지이다. 재생에너지는 재생 가능한 자원, 즉 햇빛(태양), 바람(풍력), 비, 조수(조력), 파도, 지열과 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부터 수집된 에너지를 말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이고 실제 앞으로 ‘탄소중립’이라는 지구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한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인 것이다.
우리나라 법률에 따른 재생에너지는 총 8개분야로, 태양에너지, 풍력, 지열에너지, 수력, 해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폐기물에너지 등이다. 전 세계의 30개국 이상의 나라가 이미 국가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의 2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탄(35.5%), 원자력(31.7%) 등이 전체에너지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9년 기준 8.1%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늘리고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여 현재 많은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RE100에 가입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어서 이번 달인 10월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이 가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지난 2020년 SK그룹의 RE100 가입을 필두로 현대·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LG에너지솔루션, KB국민은행 등이 순차적으로 가입했고 다수의 기업이 가입을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글, 애플, 스타벅스 등 340개 이상의 글로벌기업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 기구인 ‘더 클 라이밋 그룹’에서 처음 시작됐다. RE100은 정책이 아닌 ‘자발적 캠페인’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처럼 RE100은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탄소중립과 연결된 경제 이슈라 볼 수 있고 기업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8년에 BMW가 LG화학에 부품 납품 전제조건으로 RE100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있었다. 같은 요구를 받은 삼성SDI는 납품을 위해 국내 공장 생산물량 일부를 재생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해외공장으로 옮겨야 했다. 또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에서 “RE100을 알고 있느냐?”라는 후보자 간 질문이 나와 국민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만큼 중요한 이슈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대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한 만큼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은 충분한가? 답은 ‘아니오’ 이다. 최근 RE100 선언을 한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보자.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연간 전력량은 약 100TWh정도로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연간 발전량 39TWh로는 절반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추가 필요 신·재생에너지 전력량이 약 60TWh라고 할 때, 이를 태양광발전 기준으로 환산한다면 약 46GW의 설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지난 5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태양광발전도 아직 전체 용량이 약20GW 정도로 현재 설비의 2배 이상 보급돼야 최소 반도체 산업이 필요로 한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애기다.
이런 상황에서 가정할 수 있는 미래 시나리오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생각하기도 싫지만 가장 먼저 재생에너지 확보가 가능한 공장 해외이전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 공장 폐쇄를 이어서 단행할 가능성은 보다 구체화 할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확보가 가능하다면 최대한 재생에너지 생산기지에 접근하려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의 수요지 인근에서 안정적 에너지 공급 및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고민과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암은 이런 면에서 RE100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국가 간에도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노력과 경쟁은 치열하다. 최근 윤석렬 대통령 미국방문에서 가장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 중 하나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을 통과시키면서 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비에 대해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을 10년 연장하고, 적용 세율을 30%로 상향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또한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가속화를 위해 제품 생산세액공제(AMPC)를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돼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응은 어떠한가? 국내 재생에너지산업의 가장 큰 축인 태양광산업을 보자면 산업생태계에 있는 많은 분의 부단한 노력으로 지난 5년간 괄목한 만한 성과를 냈지만 투자비 증가, 각종 규제로 신규 사업 진행 불가, 각종 법정검사항목 등의 추가 때문에 더 이상의 진전이 매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탄소중립을 향한 우리의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및 주민의 지속적 관심과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탄소중립 방향을 위해 요구되는 정책사항에 우리 영암지역이 더 가깝게 접근할수록 지역소멸을 걱정하는 지역이 아닌 에너지와 경쟁력 있는 첨단 농업을 가진 지역으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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