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365일 그리고 “젊은 영암 페스티벌”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2년 10월 21일(금) 15:06 |
조정현 영암읍도시재생주민협의체 위원장 |
처음에는 ‘무슨 일인고?’ 하며 다락층을 지나 옥상으로 나가는 길까지 따라 나섰던 우리집 냥이 ‘Wiz'도 한두 달이 지나니 시큰둥해졌다. 처음 시작했던 5월 한 달은 습관이 들지 않아서인지 한 달을 결산하니 띄엄띄엄 4~5일의 사진이 비었다. 6월부터는 하루도 거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열심히 찍었다. 하지만 사진을 정리하는 와중에 '13일'자를 삭제하고 말았다. 다시 되돌리며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다시 7월부터’라는 마음뿐이었다.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옥상에 서서 7월, 8월을 열심히 담고 있었다. 그런데 8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다. 뜻하지 않았다기보다는 뭘 몰라서 생긴 일이었다. 한여름이 지나며 일출시각이 늦어지면서 아침 6시에는 햇살이 없어 월출산이 보이질 않는 것이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공간에 렌즈를 대고 ‘저기에 월출산이 있을 것이야!’ 하며 찍을 수는 없었다.
다시 또 일 년을 시작해야했다. 영암 일출시각 5분 전을 목표로 삼았다. 9월 1일부터 ‘원기날씨’ 앱에서 제공하는 시각을 참고로 날마다 알람을 설정하면서 다시 새로이 월출산을 마주했다. 일출시각을 기준으로 삼으니 날마다 비슷한 조도의 월출산을 담을 수 있었다. 처음 이삼일은 너무 똑같은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였지만 기우였다. 날씨의 상황에 따라 월출산은 매일 다른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월출산이 그러했듯, 내게 지난 일 년은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자극을 주었던 서로 다른 모습의 특별한 ‘뮤즈들(Muses)’이 있었다. 세상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그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뮤즈들, 공부의 재미를, 특히 한문과 영암의 역사공부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해준 뮤즈들, 영암사랑을 실천하며 함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뮤즈들, 그리고 지금은 ‘도시재생’을 통해 더 깊이 알게 된 선후배들이 옳은 길을 향하도록 밀고 당겨주는 나의 길잡이 뮤즈들이다.
그 뮤즈들에 대한 보답은 올바른 마음을 항지(恒持)하는 일일 것이다. 지난 일 년여 매일 월출산을 바라보며 하였던 가장 큰 다짐은 늘 변하지 않은 영암을 ‘변하게 하자!’였다. 마침 미력한 힘이라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왔고, 그 기회에 답할 수 있었다. ‘나의 일’보다는 ‘남의 일’을 더 잘하고, ‘혼자 하는 일’보다는 ‘여럿이 하는 일’을 더 잘하고, ‘리드를 당하는 일’보다는 ‘리드하는 일’을 더 잘해오던 터라 ‘도시재생 주민협의체’의 위원장은 나와는 합이 맞는 자리였다.
자리를 맡은 지 4개월여.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많은 것들을 바꿔놓으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지난 4개월간 겪었던 일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청소년이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축제를 [Young Arm-청년의 힘] “젊은 영암 페스티벌”이라는 제목으로 기획하고 있다. 비슷한 기획에 비슷한 노랫가락이 흐르는 공연이 아닌, 우리 영암(Young Arm)의 미래인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서고, 어른들이 호응해주는 그런 무대가 될 것이다.
11월 10일(목) 오후 5시 30분, 군청 앞 광장에서 그 무대는 시작한다. 영암 청소년들의 젊은 에너지와 멋진 하모니가 영암 군청과 영암 공원에 반향(反響)되어 영암읍내에 아름답게 울릴 것이다. ‘그들의 힘’, ‘젊음의 힘’, ‘영암의 힘’이 널리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라면서 “젊은 영암 페스티벌”을 준비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