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영암:드넓은 들녘 속으로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2년 11월 11일(금) 14:55 |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전남대학교 지역개발학 박사과정 |
초고령화사회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킨다. 우선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반면에 부양 인구는 증가하여 지역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각종 질병에 노출된 노인 인구는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킨다. 다시 말해 지역의 생산력은 줄어드는 반면 사회적 비용은 끊임없이 증가한다.
그렇다고 출생률이 높은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출생률은 올해 들어 0.7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이고, 영암의 0세에서 6세 사이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3.5%밖에 되지 않는다. 인구 그래프가 정확하게 역피라미드이다. 그나마 이 아이들 중 상당수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타지역으로 전학을 갈 가능성이 많다. 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백약이 무효한 것처럼 보인다. 힘이 빠지고 맥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무기력하게 있을 수는 없어서 이렇게 호소라도 해보려 한다. 지역 내에서 찾을 수 없는 활력을 외부적 요소를 더해서라도 찾았으면 한다. 바로 방문객들의 숫자를 늘리는 길이다.
지금까지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소리 내었던 생각이지만 또다시 말하고자 한다. 바로 영암이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자원과 자연 자원을 잘 가꾸어 잘 포장하여 보여주자는 것이다. 월출산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서 역발상으로 월출산을 밖에서 바라보며 즐길만한 꺼리를 마련했으면 한다.
우리 영암은 참 특이한 지형적 특성을 안고 있다. 군서면, 서호면, 덕진면, 도포면, 시종면, 신북면으로 이어진 드넓은 평야와 그리고 그 남쪽 끝에 우뚝 솟아오른 월출산은 장관이 따로 없다. 그런데 우리는 영암평야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이 들판을 지금까지 소홀히 해왔다. 영암천 뚝방길을 관광도로로 만들고 주변에 벚꽃 나무를 심든 아니면 배롱나무를 심든 아무튼 경관을 조성하자. 주변엔 봄에는 유채꽃을 가을에는 누런 벼가 익어가는 사이로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만들어 보자.
자동차 드라이브 길로 그만일 것이고, 자전거를 타고 쭉뻗은 들판 한가운데서 바람을 가르며 달려도 상쾌할 것이고, 연인들이 손잡고 다정하게 걷는 것도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뒤로는 영산강 너머 저 멀리 지평선에 뾰쪽하고 둥글게 눈길 끝에 매달려 내달리는 산맥들을 차경으로 하는 경치는 전국 그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을 제공해줄 것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영암천에 나룻배를 띄워 보았으면 좋겠다. 보름날 영암천 배 위에서 월출산 천황봉 위로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을 보는 것도 낭만적일 것이다. 길 중간중간에 전망을 즐길만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만들어 주민들의 수익사업으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이렇듯이 영암의 들판과 산을 아우르는 풍경은 우리나라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확신한다. 여기에 선사시대부터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유서 깊은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다. 장천리 선사문화 유적지, 옥야리 마한 문화 유적, 구림마을, 영보마을 등을 구슬을 실에 꿰듯이 하나하나 창의적이고 정성스럽게 이어 보자.
자연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을 잇고 이어서 영암에 오는 방문객들이 최소한 1박은 머무르고 갈 수 있도록 머물며 즐길 거리를 만들고 숙박시설과 먹거리도 더 살뜰하게 준비하자. 전통적인 먹거리에 요즘 신식 먹거리를 벤치마킹하여 가져오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맘만 먹으면 된다. 그리고 실천하면 된다. 뭐 이런저런 탁상공론보다는 일단 일을 만들어 해보자.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도청에 중앙부처에 제출하여 예산을 자꾸자꾸 물어오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