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한참 못 미친 영암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2년 12월 23일(금) 13:47
제9대 의회가 출범해 첫 행정사무감사가 이뤄졌다. 나흘 동안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를 기동해 올 한해 군정 업무 전반에 대해 실시한 결과물인 행정사무감사결과보고서를 채택한 것이다. 의회는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모두 31건의 지적사항과 15건의 제안사항, 2건의 수범사례를 결과보고서에 담았다. 하지만 결과보고서를 훑어본 군민들은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지적되었던 단골메뉴들이 어김없이 등장하는가 하면 의원 각자의 지역구 현안과제가지 적시해놓았기 때문이다. 행정사무감사는 예산심의와 함께 의회가 가진 중차대한 권한인 점에서 이를 제대로 행사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행정사무감사결과보고서에 적시된 지적사항 몇 가지만 들어보자. 영암읍 매일시장 활성화 사업 추진 미흡, 영암읍 5일시장 공연장 관리 소홀, 각종 사업추진 때 현장행정 소홀, 주민참여예산제도 활성화 필요, 예산편성 사전수요조사 미흡, 국화축제 및 마한축제 사전준비 미흡, 가야금산조 계승 보존을 위한 사업성과 미흡, 상대포 시설물(가동보) 관리 소홀, 인공암벽경기장 활용 대책 미흡, 영암·삼호 파크골프장 관리 소홀, 군서농공단지 관리 소홀, 왕인 벚꽃길 경관개선사업 추진 미흡. 행정사무감사의 결과라기보다는 마치 '느낀 점 적시하기' 수준이다. 도대체 나흘 동안 관련 실·과·소장을 불러 앉혀놓고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공사비 낙찰차액 부적절 사용, 각종 위원회 운영 및 관리 소홀, 공유재산관리 소홀, 조사료 관외 유통 방지 대책 마련, 어르신 이·미용권 부정사용 근절대책 마련 등의 지적사항은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지적되어온 단골메뉴들이다. 집행부인 군이 의회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대책을 세우지 못한 잘못도 있을 것이나, 그 이면에는 의원 각자 지적사항 건수 채우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의원들의 지역구 현안문제를 감사 결과라고 내놓은 경우도 있다. 대불국가산업단지 주거단지 정주여건 개선대책 미흡, 왕인박사유적지 천자문 계단 관리 소홀, 학산면 망월천 정비 소홀, 은적산 등산로 정비, 서호면 선사주거지 시설정비 등등이 그것이다.
예컨대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지려면 '국화축제와 마한축제 사전준비 미흡'식으로 지적할 일이 아니라 관련 예산이 어떻게 얼마나 낭비되었고, 그 이유는 무엇이며, 관련 공직자들의 잘못은 없는지 가려내야 했다. '학술연구용역 결과 통합관리시스템 미구축'을 지적하려면 용역결과물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까지 파헤쳐야 했다. 이런 행정사무감사라면 '수박 겉핥기' 수준도 못 된다. 새로운 지방자치시대 의회가 제역할을 할지 점점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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