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살우(矯角殺牛) 중인 농촌 말살 정책 중단하길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3년 03월 03일(금) 11:33
조영욱 시인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청와대는 귀신이 많으니 용산으로 옮기라 하니 국방부 뺏어 대통령실 옮기고, 영정도 위패도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차려 날마다 조문하라 하니 엿새 넘도록 분향소에 갔다더라. 이 정도는 아홉 마리 소에서 빠진 터럭 두 올일지 모른다. 믿음이 강한지 꼭두각시인지 알 수 없다. 알게 모르게 사사건건 선무당 말을 따르니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 이래 제정일치에 가장 근접한 정권이지 싶다. 숭유억불(崇儒抑佛) 조선에서도 왕실은 불교를 가까이했지만, 저주 비방은 엄격하게 막았고 처벌했다. 조선 말 고종 때 임오군란으로 몸을 피했던 명성황후가 데리고 온 무녀에게 대원군이 진령군(眞靈君)이라는 작호를 내렸고, 박정희 정권 때 최태민(최순실 부친), 박근혜 정권 때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이 국정농단을 했다지만 지금에 비할 바 아니다.
윤석열 정부 농업정책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이다. 굳이 쇠뿔을 바로잡지 않아도 좋으니 소까지 죽이지는 말 일이다. 국회 본회의 통과가 눈앞인 양곡관리법을 두고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될 것이라고 한다. 양곡관리법 핵심은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 가격이 5% 이상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의무적으로 쌀을 매입(시장격리)하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쌀값은 무려 25%나 폭락했다. 양곡관리법 개정 이전이더라도 정부가 당연히 추가 매입해야 하고, 매입 비용은 많아야 약 1조원쯤 된다. 대한민국 언론 소유주인 건설사들 미분양 아파트는 국민 세금을 무려 27조원이나 투입해 매입하면서도 불과 1조원 아끼겠다고 공급 과잉을 핑계로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더라도 거부권 행사로 양곡관리법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겠다는 참으로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정권이다. 농민은 안중에도 없다. 농촌 역시 안중에도 없다. 쌀은 헐값이다. 이보다 싼 것은 없다. 한 끼니 밥이 3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흔히 쓰는 말로 껌값도 안 된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약 22%이고, 잡곡 자급률은 5% 미만이다. 현재 경작면적은 국민 1인당 297㎡(90평)이지만 이마저도 해마다 줄어 농촌 존립 기반을 좀먹고 있다. 논은 람사르 보호 습지 가운데 하나이다. 벼 과잉생산을 막겠다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내놓은 방안이 국민으로 하여금 코웃음을 치게 한다. 신동진벼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많아서 벼가 과잉생산 되므로 재배 금지 시키고 생산량이 떨어지는 품종 재배를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농사 경험은 물론 농사마저 모르는 초등학생도 이런 비웃음거리를 정책이라고 내놓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생산량이 많은 신동진벼 재배를 더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벼 재배 면적을 줄여 줄어든 면적만큼 보리, 콩, 녹두, 팥 등 잡곡을 재배하면 정부가 사들여 농협을 통해 팔면 식량 자급률도 높이고 농가 소득도 보장할 수 있다.
요즘 한우가(韓牛價)가 올라 쇠고기가 비싸지자 내년까지 한우 14만마리를 줄이겠다고 한다. 내놓은 정책마다 단세포적이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르는 근시안(近視眼)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다. 한우 14만마리면 5,000여 축산농가를 줄여야 한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하루아침에 폐업하고 대출금 등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짊어진 채 망하라고 장려하는 짓이다. 농림부 장관쯤 되면 한우 농가 생산비를 보장하면서 비싼 한우 쇠고기를 어떻게 하면 싸게 대량 공급할 수 있을까를 정책으로 내놓고 이를 법으로 제정해야 자격이 있다. 한편으로는 한우 고급화에 힘써 품질 좋은 한우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수출 까지 개척하는 게 장관이 할 일이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도대체 아는 게 무엇이 있는지 묻고 싶은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니 처음부터 기대하는 것이 잘못이다. 농업은 생명 산업이다. 전 세계 식량 위기 속 농업은 가장 강력한 무기다. 조금 있으면 대통령도 장관도 쌀부터 모두 수입해서 먹는 게 더 싸니 농업은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나올까 두렵다.
날마다 개그보다 더 개그 같은 정책 때문에 국민에게 크나큰 웃음보따리를 안겨 줘 개그 프로그램이 없어졌다는 말만큼이나 이 정부는 비웃음보따리다.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다. 입만 벌리면 전 정부 탓! 윤석열 정부가 닻을 올린 지난해 3월부터 해를 넘긴 2월 현재까지 열두 달 연속 천문학적인 무역 적자를 기록 중이다. 아직도 환율은 1,300원을 오르내리고 있고 경기 회복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부동산은 반토막이 났다.
이젠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발표조차 하지 않는다. 말은 과학방역이라고 말 잔치 중이지만 날마다 확진자는 만명이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책을 썼다. 책 이름이 무색하게 정권 인수인계를 하는 날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날마다 흔드는 나라, 날마다 흔들리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누구는 ‘자고 나니 선진국’이라는 책을 썼지만 이젠 ‘자고 나니 후진국’이라는 책이 나올 법도 하다. 인천대교 자살 방지책으로 드럼통 1,500개를 늘어놓았다. 일부에서 투신용 발판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정부 자살 방지책이 번개탄 생산 금지다. 어느 시인 시를 패러디하면 "번개탄 생산 막지 마라. 니들이 언제 뜨거운 불쏘시개가 돼 본 적이 있느냐!"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자고로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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