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성 영암군 여성백일장 공모전 우수상 / 정다은 (영암여고2) 정다은 www.yanews.net |
오십 줄을 넘긴 엄마는
고요한 성에 갇혀 산다.
전깃줄을 제 맘대로
쥐었다 폈다 하는 참새 같으면 좋으련만,
십여 년 전
떡애기를 안고 다락방을 벗어난
엄마는 모든 게 너무나 기뻤다.
부지런히 일한 덕에
마을 앞엔 엄마의 이름으로
시작하는 슈퍼가 들어섰다.
콩나물마냥 쑥쑥 자라는 아이들을
마침내 대학에 떠 보냈을 땐
엄마는 여태껏 그래왔듯
이 것 역시 기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카론의 배를 타고 가는 것 마냥
스물을 갓 넘은 자식들은
이미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리 엄마는 성을 쌓았다.
천천히, 모나지도 않게.
자식을 키울 때처럼.
그리 엄마는 성에 갇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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