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군서면에 건립 결정

국립공원공단, 부지선정위원회 열어 왕인박사유적지 일대 최종 선정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이어 민선8기 두 번째 국책사업 유치 큰 성과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23년 05월 12일(금) 09:43
국립공원공단은 5월 3일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부지선정위원회를 열고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 일대를 최종 선정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에 앞서 하정웅미술관 창작교육관과 영암과 강진의 후보지 등에서 현장실사를 벌였다.
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은 '자연과 사람이 교감하고, 자연과 함께 꿈꾸며, 자연과 함께 배우는 아름다운 상생의 공간'이라는 취지로 국립공원공단이 지리산 설악산 북한산 소백산 가야산 내장산 무등산 한려해상 등 전국에 모두 8곳을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
또 변산반도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이 166억원을 투입해 2023년 개원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계룡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은 200억원이 투입되어 2024년 개원 예정으로 실시설계 중에 있으며, 속리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은 141억원이 투입, 2025년 개원 예정으로 부지선정을 완료했다.
올해 착수하는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은 200억원(전액 국비)을 투입해 오는 2026년까지 4개년 사업으로 부지면적 5만5천688㎡ 건축면적 4천762㎡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건립, 교육관(4실), 생활관(24실), 암벽등반장, 자연놀이터, 체험실 등을 갖추는 사업이다. 사업비를 비롯한 사업규모는 유동적이다.
군과 의회는 그동안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의 영암 유치를 위해 군민들과 함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민선8기 들어서만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에 이어 두 번째 국책사업 유치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군은 그동안 월출산국립공원의 생태에 영암의 유구한 역사, 풍부한 문화와 예술, 쾌적한 환경 등을 연결해 생태탐방원 방문객들에게 생태에서 역사, 문화에서 예술, 건강에서 복지까지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 국립공원공단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군은 부지로 최종 선정된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에 대해 ▲넓은 서호뜰과 영산강 등을 거느린 경관 조망성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켰으며,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성, ▲왕인박사유적지 도갑사 등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 ▲수도권 2시간, 광주·전남권 1시간 이내 접근성, ▲10분 거리 내 생활 인프라 집적성 등을 부각시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유치를 위해 환경부와 국회, 국립공원공단을 수차례 방문하며 그 당위성을 호소해왔고, 월출산국립공원 활용방안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잘 보존된 월출산국립공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운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의회도 이에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말 제295회 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박영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영암 유치를 위한 건의문'을 채택하면서 군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환기시켰다.
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월출산이 영암이고, 영암이 월출산으로, 생태탐방원 조성 최적지는 바로 영암군"이라면서, "영암군의회는 월출산 국립공원 상태탐방원 유치를 위해 6만 영암군민과 뜻을 함께하며 ▲월출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조성과 관련해 영암군이 가진 역사적 지리적 입지적 여건을 제대로 조사할 것, ▲월출산 국립공원 일원의 다양한 관광상품을 비교 분석하고 생태탐방원 조성에 따른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방안을 명확하게 평가할 것, ▲생태관광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은 영암군으로 사업 부지 확보 노력과 행·재정적 지원시스템이 갖춰진 영암군에 반드시 조성할 것" 등 3개 항을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 건의하고 촉구했다.
의회는 특히 "월출산국립공원이 영암군, 강진군에 걸쳐있으나 총면적 56.220㎢ 중 영암군이 71%인 39.909㎢를 차지하고 있어 월출산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이 '영암 월출산'으로 알고 있다"면서, "월출산은 영암의 상징이자 자랑으로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1988년 영암군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국가 차원의 자연경관 보호와 관광지로서 개발 가능성이 인정되어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생태탐방원 기능과 국립공원 중심의 다양한 관광상품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사업성과가 배가되는 것이 자명하기에 월출산국립공원 상태탐방원 조성의 최적지는 바로 영암군"이라고 강조했다.
군과 의회의 적극적인 노력에 군민들도 각 읍·면에 200여개가 넘는 유치 기원 현수막을 내걸고 이에 적극 호응한 점도 큰 도움이 됐다
우승희 군수는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유치는 1988년 6월 11일 월출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35년 만의 쾌거이자, 군의 체계적인 준비와 군민의 간절한 염원에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화답한 것"이라면서, "빼어난 군민의 자치력, 절대 우위의 자연환경, 유구한 역사, 찬란한 문화를 바탕으로 영암군을 '대한민국 생태관광 1번지'로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 월출산 생태탐방원도 군서면으로?
문화·관광자원 연계 용이 이유 당초 영암읍 개신리 일대에서 변경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이어 또다시 배제 영암읍민들 극심한 허탈감
국립공원공단이 추진하는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부지가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 인근으로 정해지면서 영암읍민들의 허탈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부지가 삼호읍으로 정해지는 등 군이 유치한 두 국책사업 부지가 모두 영암읍은 배제하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의 경우 당초 영암읍 개신리 일대가 후보지로 정해져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이었으나 뒤늦게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 인근으로 바뀐 사실이 전해지자 영암읍민들은 “영암읍의 쇠락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영암군 유치 타당성'에 대한 자료에서 군은 ▲영암군이 월출산 국립공원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점, ▲영암읍이 월출산 국립공원의 관문인 점, ▲전남 서부 생태관광기반시설 건립이 절실한 점, ▲현재 신축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영암공공도서관을 국립공원을 주제로 하는 도서관으로 건립해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등 전남 서부권 국가기후환경교육 거점시설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영암읍 개신리 일원의 부지에 대해 ▲도시계획시설 결정으로 부지 확보가 용이한 점, ▲남생이 생태공원과 연계 프로그램 개발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점, ▲영산강 수변공원 조성으로 인프라가 구축된 점 등을 들어 최적지임을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강진군과 본격적인 입지 경쟁이 시작되면서 부지는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 일대로 바뀌었다. 국립공원공단 측의 의견이 상당히 반영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일각에서는 "(영암읍은)식사할 곳조차 마땅치 않다"는 이유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환경기후과 한재진 과장은 이에 대해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인근의 문화·관광자원과 접근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왕인박사유적지 일원에는 생태탐방원을 찾는 내방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왕인박사 관련 유적과 도갑사, 하정웅미술관, 도기박물관 등이 산재해 있어 유리한 입지라는 설명이다. 또 영암읍 개신리에는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자리해 있어 생태탐방원은 이곳과 거리를 둬야 할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유야 어쨌든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에 이어 천황사 일원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생태탐방원까지 다른 곳에 입지하게 되면서 영암읍민들의 허탈감을 달랠 대책은 더욱 시급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의 영암 유치가 성사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월출산국립공원을 낀 강진군의 경우 일치감치 TF팀까지 꾸려 대응에 나섰고, 막판에는 집권여당까지 움직이는 적극성을 보인 반면, 영암군은 소극적인 대응을 해오다 뒤늦게 의회가 앞장서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군은 지난해 12월 23일 국회를 통과한 새해 정부예산에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조성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비로 1억2천만원이 최종 반영되자 사업명칭을 ‘월출산국립공원 ‘영암’ 생태탐방원 조성사업’으로 확정짓기 위해 뒤늦게 국회 예결위원장까지 찾아 나섰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용역을 통해 강진군과 영암군이 제시하는 입지 가운데 적지를 선정하기로 했기 때문으로, 그만큼 강진군의 사전준비 노력이 치밀했던 것이다.
군은 이를 의식해서인지 12월 27일 서둘러 보도자료를 내고 "국립공원 월출산에 생태관광 기반시설인 생태탐방원이 조성된다. 생태탐방원 조성을 계기로 생태관광도시를 만들어 월출산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겠다"면서, "정부예산에 '생태관광자원 이용기반 사업'의 일환으로 월출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조성 관련 예산이 반영됐다. 그동안 환경부 및 국립공원관리공단과의 행정적 협의를 바탕으로 서삼석 지역 국회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우원식 예결위원장 등과 함께 사업의 필요성 및 접근방향을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등 긴밀히 협조하는 한편, 의회와 공동대응을 통해 정부 예산 반영에 힘을 모으는 등 생태탐방원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생태탐방원 영암 유치에 성과를 내지 못했음을 에둘러 해명한 것이다.
사실 영암군의회가 12월 8일 건의문을 채택한 것은 자칫 생태탐방원이 강진군에 입지하게 될 경우 지역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군은 의회의 건의문 채택이 생태탐방원 유치를 위한 군의 입장이 소극적이었음을 반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못마땅한 입장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월출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이 영암에 조성되게 됐지만 그간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가슴을 쓸어내릴 일들이 많았다. '영암 월출산'이 '강진 월출산'이 될 뻔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3966457762
프린트 시간 : 2024년 09월 20일 01:4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