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대표작목 무화과, '해묵은 2대 숙제' 해결될까?

농업기술센터, '품질평가 및 등급규격화', '총채벌레 피해예방기술' 등 두 연구 상당한 진척

과중 및 착색도 따른 품질·등급 구분 표준안 마련 박차, 봉지 씌우기는 예방효과 실증 단계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23년 06월 09일(금) 09:39
무화과는 포도 등과 함께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 중 하나다. 중동지역과 지중해지역이 원산지로, 국내에서는 전남의 재배면적이 861㏊로, 전국 재배면적 1천89㏊의 79%를 차지한다. 특히 '영암 무화과'가 '지리적표시제 제43호'로 등록될 만큼 영암군이 무화과 주산지다.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재배되었음에도 특히 영암 무화과의 경우 여태 풀지 못한 두 가지 해묵은 숙제를 안고 있다. '품질평가 및 등급규격화'와 '총채벌레 피해예방기술' 개발이다.
무화과의 경우 다른 과일처럼 비파괴당도검사가 불가능하다. 착색이 잘되어 있고 과중이 높을수록 당도가 높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예상은 번번이 빗나간다. 착색이 덜 되어 있어도 당도가 높은 무화과가 많다. 착색 상태를 토대로 숙도를 예상하고 과중까지 감안해 품질을 평가해 수매 후 유통이 이뤄지지만 막상 그 속은 재배농민조차도 모를 지경이다. 도무지 그 속내를 알기 어려운 무화과인 점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한다. '품질평가 및 등급규격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무화과는 병해충에 약하다. 특히 크기 0.6∼1.2㎜의 날개 달린 미소곤충 총채벌레는 골칫거리다. 즙을 빨아먹는 이 해충은 무화과의 상품성을 완전히 망치는 가장 치명적인 원인이지만, 이를 예방하거나 방제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영암군이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병과 수매'를 하고 있는 이유이자 '총채벌레 피해예방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다.
■ 전남농업기술원의 무화과 전략적 연구개발
전남농업기술원은 지난해 3월 '특화작목 무화과 연구 5개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지속적인 동상해 피해 최소화 및 안정생산 실증 ▲수확과실 유통 및 저장력 개선과 등급 규격화 ▲고부가가치 기능성 향장품 및 가공제품 브랜드화 ▲겨울 생과 수출 확대를 위한 재배 매뉴얼 개발과 시범단지 조성 ▲국제수준의 스마트팜 연구시설 구축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출구전략 마련에 나섰다.
농업기술센터 권송희 농업연구사가 진행하고 있는 '수확시기에 따른 무화과 품질평가와 등급규격화 연구'는 마스터플랜의 과제 중 수확과실 유통 및 저장력 개선과 등급 규격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특히 농촌진흥청 주관 '지역농업연구기반 및 전략작목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됨으로써 무화과에 대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소비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연구과제로 무화과 추출물을 활용한 화장품과 향료제품 소재화와 희소 당인 '알룰로스'를 활용한 잼, 시럽 등에 대해 기업 간 거래(B2B) 상품 개발 연구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전남농업기술원과 천연자원연구센터, 목포대·동신대 산학협력단과 농가, 가공업체 등 관계 기관이 연구 성과를 공유해 신속하게 확산하도록 연계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5개년 마스터플랜 중 재배, 유통, 재배시범단지 조성, 스마트팜 연구시설 구축 등 대규모 사업은 향후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등 관계부처 건의와 연구과제 공모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 무화과 품질평가와 등급규격화 연구
현재 전남농협유통센터의 무화과 등급규격 기준은 착색을 5단계로 나누고 70∼90% 숙도를 출하 적기로 설정하고 있다. 또 과중은 5단계로 나누며, '상품과'는 과정부의 벌어진 정도가 1.5㎝ 미만이고, 상처나 압상, 변형 등의 불량과가 아닌 것으로 분류한다. '중결점과'는 이품종과나 부패·변질과, 미숙과, 병해충과, 상해과 등, '경결점과'는 품종고유의 모양이 아니거나, 꼭지가 없는 것, 경미한 찰과상을 입은 경우다.
이를 토대로 착색이 70% 이상이고, 무게와 착색이 균일하며, 중결점 또는 경결점과가 없는 경우 '특품'으로, 착색이 60∼70%이고, 무게와 책색이 95% 이상 균일하며, 중결점과 5%, 경결점과 20% 이하인 경우 '상품', 착색이 60% 이하, 특품과 상품보다 무게 및 착색의 균일도가 떨어지지만 상품과인 경우 '보통'으로 각각 등급을 설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권송희 농업연구사는 "농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과중의 경우 초기∼중기에는 70∼80g이 보통이고 수확 후기에도 60g 이상인 무화과가 출하되기 때문에 최소과중을 50g, 최대과중을 120g으로 선정한 것은 선발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농업연구사는 특히 "숙도의 경우 과피의 착색도로 나누기에는 착색이 60∼70%인 것도 속은 잘 익은 경우가 있고, 반대로 착색이 90∼100%인 무화과도 질기고 성숙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권 농업연구사는 5월 24∼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원예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한 '수확시기에 따른 무화과 품질 평가와 등급 규격화 연구'를 통해 그간의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무화과의 수확시기별 특성 가운데 평균 당도와 경도는 수확기가 경과함에 따라 증가했다. 또 상자 내 평균 과실 수량은 초기 13.4개, 중기 15.6개, 후기 17.6개 등으로 수확기가 경과함에 따라 증가했다.
평균 과중은 초기 85.3g, 중기 78.6g, 후기 68.4g 등으로 수확기가 경과함에 따라 가벼워졌다. 과피의 착색도는 기준을 1단계(착색 100%)에서 5단계(착색 60%)로 설정했을 때 초기 4단계, 중기 3단계, 후기 2단계로 수확기가 경과함에 따라 착색도가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과피 착색도에 따른 평균 당도(Brix)는 1단계 14.9, 2단계 14.7, 3단계 13.7, 4단계 13.2, 5단계 12.5 등으로 나타났다.
권 농업연구사는 앞으로 무화과의 수확시기별 과실 특성 변화 재조사에 들어가 영암지역에만 한정해 유통센터와 농가 등 조사 대상을 확대해 진행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및 중도매인 등의 출하선호도 조사를 추가해 무화과 등급 표준화 설정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기존의 등급 규격표에서 미흡한 기준안을 구체적으로 재설정하고, 과중에 대해서는 내년 재조사 후 평균치를 산정해 기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권 농업연구사는 착색도에 대해 "수확시기 구분 안에서도 날씨에 따라, 재배방법에 따라 착색도에 차이가 있어 내년 재배 농가를 폭넓게 조사해 착색도 기준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무화과 총채벌레 피해예방기술 개발
농업기술센터 김승원 농업연구사가 진행하고 있는 '무화과 총채벌레 피해예방을 위한 백색부직포 봉지 씌우기가 미치는 과실의 특성 및 물리적 방제 효과' 연구는 삼호읍 무화과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실증실험에 들어갔다.
총채벌레는 영암군의 대표작물인 무화과의 품질저하에 주된 원인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병과 수매로 인한 막대한 예산낭비의 주범인 점에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고영란 연구개발과장은 "그동안의 연구결과 획기적인 예방효과가 입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쉽게 씌우고 제거할 수 있는 백색부직포 봉지를 개발했으며, 봉지를 씌우고 벗기는 적기와 방법 등도 개발하는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농업기술센터는 이에 따라 올해 실증실험결과 등이 나오는 대로 새로 개발한 무화과 봉지 디자인등록과 함께, '기찬충이망' 상표와 '무화과 봉지씌우기 재배방법' 특허 출원도 한다는 계획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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