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영암 유치 기념 학술 세미나 관전평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3년 07월 14일(금) 13:59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전남대학교 지역개발학 박사과정
지난 7월 7일에 기찬랜드에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를 기념하여 '역사 교과서 내 마한사 서술 확대를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벌써 여러 차례 시골 군 단위 지역에서 지역사와 관련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는 사실에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 대단히 뿌듯함을 느꼈다. 더군다나 회가 거듭될수록 세미나의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서 수준이 향상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다.
세미나 주제가 앞으로 역사 교과서에 어떻게 마한사(馬韓史)를 서술할 것인가를 두고 발제와 토론을 벌였다는 것은 지금까지 마한 유적 발굴에서 상당한 정도의 고고학적 성과가 있었고, 또 이를 바탕으로 마한사에 대한 연구 실적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마한사 역사 교과서 서술 확대와 관련하여 차경호 대구 시지고 역사 교사는 발제에서 역사적 사실이 역사 교과서에 내용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본질적 중요성'과 '도구적 중요성', 그리고 '과거의 가치와 현재의 가치'를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마한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 지역에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 박해현 초당대 교수는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는 국호가 마한(馬韓)에서 유래하였으니 마한사는 오늘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뿌리이므로 그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전남대 조영과 교수도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국내와 중국의 역사 사료들을 제시하여 주었다.
사실 대한민국의 연원은 고종황제의 대한제국(大韓帝國)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종황제가 1897년 광무개혁을 통해 조선이 자주 국가임을 천하에 선포하면서 새로운 국호를 정할 때 한반도 지역에 고대에 삼한(三韓)이 있었음을 상기하고 국호를 한(韓)으로 하였다고 고종실록에는 적고 있다. 여기에 큰 대(大)자를 수식어로 앞에 붙이고 군주제 국가이므로 제국(帝國)이라는 정체가 더하여져서 최종적으로 '대한제국'으로 하고 줄여서 '대한국'으로 하였다.
그러다가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에 강제 합병되고 꾸준한 의병운동과 독립운동이 전개되다가 1919년 3·1운동 이후 중국 상해에서 임시정부가 탄생할 때 민주주의 공화제 국가로 다시 탄생하였기에 '대한민국'으로 국호를 정하였다. 1948년 민주적 절차에 의해 새로운 정부가 세워질 때 새로운 정부는 상해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계승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대한민국으로 국호를 삼아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니 마한 역사는 단순한 고대사 4천년을 뛰어넘어 오늘의 대한민국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마한의 정체성이 오늘에 이르러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정체성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마한의 역사를 충분하게 복원하고 후손들에게 알려 지역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이번 학술 세미나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토론자로 참여한 동북아역사재단 김현숙 수석연구원은 영암이나 나주지역의 마한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너무나 영산강 지역에 편중되어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된다. 알다시피 마한의 강역은 영산강 유역만이 아니라 한반도 서부 지역 남해안에서 한강 유역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있었다. 따라서 '영산 내해(지중해)'를 중심으로 하는 마한의 세력은 이 지역에 맞는 정체성을 표현하여 일컫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마한에 대한 이해를 감정적 수준을 넘고 영산강 유역을 넘어 확장해야 한다. 명실공히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를 보유한 지역으로서 합당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역시 토론자로 참석한 수원의 유신고등학교 역사 교사 최효성은 지금까지 마한사가 국민의 관심 밖에 있어서 실체를 인정받고 적절한 대접을 받기 위한 대중적 인식을 넓힐 방안을 제시하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에 마한 관련 문제가 많이 출제되도록 하려면 여러 역사 교과서에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반영되어 서술되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마디로 마한사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세미나장에 우리 지역의 중·고등학생들과 청년들은 보이지 않았다. 필자는 일부러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역사 교사와 앞으로 역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재촉하여 참여하였기에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지역민들에게 심어주는 일이 마한사를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첫걸음임을 깨닫고 실천하였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가까운 장래에 가야유적처럼 마한 유적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역사·문화자원을 선양할 책무가 지역민들에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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