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호박국에 어리는 두 남자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3년 11월 17일(금) 14:12 |
객줏집에서 홀로 떠먹었을 갈치호박국
나락 탈곡하는 날 마람 엮는 날
엄마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갈치호박국을 끓였다
비릿한 갈치와 호박의 들큼한 맛이
조화를 부려 논 두레상에서
가시를 발라주던 엄마의 분주한 손끝
잊고 살아온 갈치호박국 위로
고향집 대추나무 아래 덕석이 펼쳐진다
그립단 말도 희미한 이제
그리운 이름마저 듬성듬성
호박국에 갈치 토막처럼 떠돈다
입의 기억은 세월과 반비례인가
최연숙
영암 출생
시인
수필가
문예춘추 알베르 카뮈상 현대시부문 최우수상
시집 '기억의 울타리엔 경계가 없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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