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공직생활 마무리 공로연수 들어가는 임채을 덕진면장 "선후배 신망 두터운 다정다감한 공직자…탁월한 업무추진력에 풀어낸 현안도 수두룩"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23년 12월 22일(금) 10:22 |
오는 1월 1일자로 공로연수에 들어가 31년 공직생활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임채을 덕진면장은 그동안의 소회를 묻자 "후련하다"고 말하면서도, 진한 아쉬움은 감출 수 없는 듯 선·후배 공직자들에 대한 꼼꼼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민선 8기 출범을 앞두고 누구 못지않게 젊은 군수에 대해 큰 기대를 했고, 새로운 지방자치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중책을 자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늘 아쉬워해 온 그를 오래 지켜보아 온 터라 아쉬움 속엔 안타까움도 짙게 묻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임 면장은 영암군청 내 몇 안 되는 ‘7급 공채’ 출신이다. 전남대 사학과를 졸업한 다음 해인 1991년 8월 전남도 7급 공개경쟁임용시험에 합격한 그는 1992년 2월 영암군 공직자로 임용되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고향(곡성군)도 아닌데 왜 영암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잘 모르겠다”고 웃으며 답한다. 주위에선 그의 성적과 능력을 알아본 선배공직자가 영암군으로 스카우트(?) 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근무하는 동안 고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일하는 곳마다 선·후배들이 아껴주고 따라줬고, 군민들은 ‘내 고향 사람’으로 대해줬으니까요.”
영암군 공직자로 출발한 그는 7급으로는 보건행정팀, 상공운수팀, 농정팀, 기획팀, 경리팀을 거쳤다. 2003년 1월 6급으로 승진해서는 영암읍 총무팀장, 문화관광과 축제기획팀장과 체육청소년팀장, 총무과 행정혁신팀장, 지역경제과 미래산업 및 지역경제팀장, 친환경농업과 농업정책팀장, 총무과 행정팀장 등 거의 모든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6년 5급으로 승진해서는 도포면장으로 3년 동안 재직했다. 이어 문화관광과장과 일자리경제과장(투자경제과장)을 거쳐, 현재 덕진면장으로 올 연말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다.
그를 따르는 후배 공직자들이 많아 술자리라면 마다하지 않는 다정다감한 임 면장이다. 더구나 탁월한 업무추진력으로 팀장 및 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영암군의 굵직한 현안사업을 속속 해결해내기도 했다.
“문화관광과 체육청소년팀장을 맡아 2004년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여수에서 열린 제43회 전남도민체전에서 종합 4위와 군부 1위를 달성함으로써 체육 강군의 위상을 드높인 기억이 새롭습니다. 당시 영암군의 위상은 지금과는 달리 전남도내 시·군 가운데 군세가 매우 컸고, 따라서 전남도민체전에서 군부 1위에 오른 일은 군세에 어울리는 쾌거였던 셈이지요.”
임 면장은 전남도민체전의 성과뿐만 아니라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던 영암 암벽등반경기장에서 2004년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세계 11개국 130여명의 선수가 참여한 제13회 아시안 등반경기 선수권대회 개최를 비롯해, 아시아 산악연맹총회 및 산악심포지엄 등 대규모 산악인 국제행사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영암군이 아시아 산악문화의 성지이자, 산악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데 견인차 역할도 했다. 이젠 쓸모없다며 철거 운명에 처한 암벽경기장에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총무과 행정혁신팀장으로 재직하면서는 2006년 대통령 기관 표창으로 ‘지방행정 혁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행정자치부가 전국 244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혁신역량, 혁신과제, 혁신체감도 등 3개 부문 6개 분야 14개 항목을 평가하는 지방행정혁신평가에서 전국 군 단위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대통령 기관 표창인 지방행정혁신대상 수상과 함께 상사업비 15억원을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문화관광과장으로 재임할 때인 2019년에는 영암왕인문화축제를 ‘2020∼2021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시 문화관광축제의 5개 등급제를 폐지하고 전국의 98개 축제 가운데 지속가능성, 자생력, 경쟁력 등을 갖춘 단일 등급의 35개 축제를 처음으로 선정했습니다. 그 결과 왕인문화축제가 우수성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것이지요.”
2020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일자리경제과장(투자경제과장)으로 재직하면서는 영암군의 그야말로 굵직한 현안 과제들을 무리 없이 풀어냈다.
임 면장이 해결한 첫 과제는 영암군민들의 최대 숙원인 도시가스 공급. 2008년 전국의 국가산업단지 가운데 유일하게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던 대불산단과 삼호읍에 도시가스가 공급되도록 한데 이어, '1지자체 1수급지점 원칙' 및 '경제성 논리'에 밀려 표류하던 영암읍과 군서면, 학산면에 대해서도 2022년 8월부터 도시가스가 공급되도록 사업을 총괄 지휘했다.
임 면장은 도시가스공급사업을 진행하면서 임박한 지방선거를 의식한 군정책임자와 군의원의 무리한 사업 진행 요구에 꿋꿋이 맞서기도 했다.
2020년 5월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영암군 자체적으로 영암읍 도시가스 공급을 추진하기로 하고, 타당성조사용역을 통해 경제성 등을 확인한 뒤 10월 본격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목포도시가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공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당시 군정책임자는 난데없이 영암읍은 물론 군서면과 학산면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면장은 순차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의회에 설명했고, 이에 지역구 의원은 “군수 말하고 과장 말이 다르다”며 질타와 함께 성토하고 나섰다. 결국 임 면장은 의회가 끝난 뒤 의원을 찾아가 설득하고 화해(?)했으나, 지금 생각해도 도시가스 공급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사업인 것은 당연하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불황에 허덕여온 영암군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의 고용위기지역 지정과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통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하는 일도 임 면장의 몫이었다.
“2018년 5월 4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총 4년7개월 동안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됨으로써 보통교부세 등 89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또 2018년 5월 29일부터 2023년 5월 28일까지 5년 동안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어 고용안정 및 기업지원 등 모두 19개 사업에 559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불황 극복을 위한 지원이 절실했던 조선업의 경쟁력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추진위원회'를 열어 '산업단지 대개조' 지역으로 대불국가산단 등 전남 서남권 산단을 선정한 것도 임 면장이 일자리경제과장으로 재직하며 일군 성과다.
이를 통해 대불산단을 거점산단으로 전남 서남권 산단에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3천619억원을 투입해 생산액 9조원, 일자리 2만5천명, 사업 다각화 기업 70개사, 산업재해 50% 감축 등을 달성함으로써 산업단지의 체질 개선은 물론, 조선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친환경선박 등 미래 신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영암읍민들의 또 하나의 오랜 숙원인 전선·통신선 지중화 사업은 임 면장이 일자리경제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매듭지어 놓은 사업이다.
“'낭주로 지중화사업'은 지난 2020년 한국전력공사와 협의 끝에 사업 추진이 최종 결정된 바 있습니다.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 안전하고 쾌적한 걷기 환경 조성 등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공설운동장∼영암여고∼영암버스터미널까지 1구간과 영암오거리까지 2구간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자리경제과장으로 재직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각종 공모사업을 통한 국·도비 확보 노력도 두드러진다. ▲대불산단 복합문화센터 건립사업(43억원), ▲2021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사업(40억2천100만원), ▲영암5일시장 주차장 환경개선사업(16억원), ▲신중년 일자리 프로젝트, ▲활력있고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24억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2022 그린뉴딜 지중화사업(삼호읍)(15억원), ▲서남권 산단 대개조지역 공모사업(3천619억원), ▲뿌리산업특화단지 지원사업(8억3천300만원), ▲대불산단 전선지중화사업(1차)(116억9천만원), ▲신북농공단지 복합문화센터 건립(39억3천700만원), ▲개조전기차 규제자유특구 지정(157억원), ▲2023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33억2천600만원) 등등.
임 면장은 공직생활 하는 동안 이처럼 일궈낸 성과에 대해 “제가 잘해서 얻어낸 성과라기보다 늘 아껴주고 변함없이 신뢰하며 따라준 선·후배 및 동료 공직자들과 함께 해낸 일”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배 공직자와 영암군의 발전을 위한 고언도 주저하지 않았다.
“어느 조직이든 특출한 어느 한 사람보다도 서로 소통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분위기야말로 탁월한 성과를 일궈낼 수 있는 버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처럼 열심히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어진 업무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처리하는 직원에 대한 인사상의 배려와 예우를 위한 투명한 기준을 꼭 세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일해온 공직자, 온 군민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공직자가 좌절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훌륭한 조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임채을 덕진면장은?
1964년 곡성군 출생
곡성종합고, 전남대 사학과 졸업(1990년)
1991년 8월 전라남도 7급 공개경쟁임용시험 합격
1992년 2월 최초임용
2003년 1월 6급 승진
2016년 1월 5급 승진
도포면장 문화관광과장 일자리경제과장 등 역임
지역개발 유공 국무총리상(2020년)
장관 및 도지사 표창(각 2회)
가족은 부인 정란 여사와 2남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