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가격안정 지원사업’이 주는 농도 전남의 교훈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4년 03월 29일(금) 09:44
정영균 전남도의회 의원
지난해 12월 국회 2024년 정부 예산안 심의에서 '비료가격안정 지원사업'예산 전액 삭감은 농업계의 큰 이슈였다.

재작년부터 급등한 무기질 비료가격 인상분의 80%를 정부와 지자체, 농협이 지원해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덜어줬던 '비료가격안정 지원사업'의 예산을 지난 2022년 1천801억원에서 지난해 1천억원으로 줄이더니 올해 정부 예산에서는 아예 삭감해 버린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전국 평균 농업소득은 949만 원으로 전년 1천285만 원보다 27%나 감소했다. 이는 고환율, 고유가 등에 따른 농업경영비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농자재 가격 폭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재료비 구입가격지수(비료·농약 등)는 전년에 비해 27.6%나 급등했다.

이처럼 비료를 포함한 필수농자재 가격은 농가의 경영비와 직결된 부분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비료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팬데믹, 세계 분쟁,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농업경영비가 폭등, 농업소득이 지난 2020년보다도 떨어져 1천만원 이하인 상황이다. 현재 국제정세를 보면 앞으로도 원자재 수급 불안이 지속돼 농업경영비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마저 없으면 농업소득은 더욱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실제로 무기질비료에 대한 지원이 중단된다면 당장 농가에서 부담하는 비료가격은 40%이상 오를 수밖에 없다.

이에 충격을 받은 농가와 농업계의 반발로 인해 올해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안정 지원 예산은 288억 1천500만원이 반영됐다. 애초 전액 삭감 내용이 담겼던 정부안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576억 8천100만원을 증액했지만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는 절반 수준만 반영된 것이다.

우리 전남도의 농업현황을 살펴보자. 전남의 농가인구 전국 2위, 경지면적 1위, 작물생산 1위가 13개 품목이나 되어, '농도(農道) 전남'이라 불린다. 이런 수치만 보더라도 전남은 전국 어느 지방자치단체보다 농업정책 하나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어떤 정책보다 도민과 농민을 위한 농업정책이 우선돼야 하는 곳이다.

다시 돌아가 지난해 12월 비료가격안정 지원사업의 예산이 정부 예산안 심의에서 전액 삭감되며, 국비가 확보되지 않아 무기질비료 지원 사업예산이 전남도 농축산식품국 본예산에 편성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필자를 비롯한 농수산위원회 위원들은 긴급하게 집행부에게 현 상황에서 전남도의 대책과 필요한 예산을 묻고, 전남도 자체적으로 비료가격안정 지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 24억원을 증액 심사의결했다.

이와 같이 전남은 농업현안과 농업위기상황에 대해 늘 준비가 돼있어야 하고, 농업경영안정 문제에 대해 선제적인 정책적 대응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전남도에서의 농업 경영안정을 위한 정책은 농가의 경영위기 방지, 귀농을 통한 농업종사자 유입, 청년농 육성 등을 위한 농촌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을 넘어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대책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현재 전남은 농가소득만 놓고 보면 농도 전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11년째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전남 22개 시·군 중 18곳이 지방소멸위험지역에 속해있다.

이에 전남도의회는 이번'무기질비료 사태 대응'과 같이 우리 도민과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처하며, 도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안전망을 지속 구축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전남의 농민과 도민 모두가 행복한 진정한 1등 농도 전남으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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