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과 큰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성향예술단 임봉금 대표 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 |
2024년 06월 06일(목) 14:35 |
성향예술단 임봉 대표가 그 주인공, “용왕이 토끼에게 아조 둘리어 ‘토선생 해박하라...’”삼호읍에 위치한 성향예술단 국악연구소를 찾은 오후, 연습실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로 수궁가의 한 대목이 들려내려 왔다. 병풍이 세워져 있고 여러 대의 가야금과 북 등이 자리한 연습실에서 국악경연대회 준비에 한창인 임봉금(50) 대표를 만났다.
“진도군 지산면에서 태어나 당시 소리를 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판소리를 읽히게 됐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로 이어져 목포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하게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산면은 대한민국 국창으로 불리는 인간문화재 신영희씨가 출생한 곳이기도 하다.
20대 초반에 결혼해와 영암에서 생활하고 있는 임 소장은 지역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국악인이다. 가무악 전체를 다루고 있는 임 소장은 영암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영암군 전통놀이인 ‘삼호강강술래’다. 그는 50여명이 함께해야 하는 작품에 지역민들을 모우고, 연습시키는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냈다.
그 결과 문화재청장상을 비롯해 전남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 2회와 우수상 2회를 수상하게 된다. 또 매년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면 군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잡는 대표공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임 대표의 작품들은 남도 국악제 축하공연과 목포수협풍어제 공연, 진도강강술래 한마당공연 등을 비롯해 일본공연까지 영암군의 문화를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임 대표의 영암 살이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북채를 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어요. 말도 안 되는 구설수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라며 15여년 전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아픔을 안고 판소리를 내려놓은 임 대표는 우연히 광주 행사장에서 키가 아주 작은 남자가 부르는 ‘적벽가’를 듣고 매료돼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 작은 남자가 현재 진도군립예술단 김경호 단장이다. 어렵게 김경호 단장을 아련한 임 대표는 그에게 ‘적벽가’ 배움을 자청해 전수 받게 된다.
2021년 하루 7시간의 지독한 연습을 거쳐 목포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에 출전한 임 대표는 ‘적벽가’를 통해 영예의 대통령 상을 수상하게 된다.
임 대표는 “턱관절 탈구 속에 참고 부른 결과였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임 대표는 후진 양성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2018년 삼호읍에 국악 교실을 문을 연 임 대표는 일반인을 비롯해 초·중·고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해 그의 제자들이 전국대회에 상위 입상하는 등 영암군을 알리는 홍보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연을 보고 눈물 흘려준 남편이 있어 든든하다”고 밝힌 임 대표는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가 임치빈 선생님과 (사)더 현음재 정선옥 단장, 소리터 임상옥 대표와 함께 우리군의 문화를 알 수 있는 대형공연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소망을 밝혔다.
명창 임봉금 대표는 천생 소리꾼이었다.
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