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낙농산업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4년 07월 11일(목) 16:41
모정환 도의원
근 계속되는 젖소 송아지 가격 폭락으로 낙농산업이 붕괴 위기에 봉착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다. 통계청 2023년 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젖소 마릿수는 38만 7천 마리로 전년 동기 3천 마리가 줄어 0.8% 감소했다. 젖소 40만 마리 선이 이미 무너졌고, 사육농장 숫자는 5,604호, 육우농가 숫자는 21년 7,153호에서 23년 말 현재 6,476호로 줄어든 상황이다.

사육규모 감소에도 소비위축에 따른 송아지 가격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초유떼기 암송아지 기준 마리당 평균 가격은 2021년 21만 1천 원이었는데, 지난해 평균 가격은 1만 3천 원으로 19만 8천 원이나 감소하면서 94%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통계상 수치일 뿐, 실제로는 송아지를 공짜로 준다 해도 가져갈 사람이 없을 정도로 송아지 거래가 단절된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생산비 부담이 과중해지면서 키울수록 손해 보는 불합리한 구조 때문이다. 2023년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사료비 등 생산비 급등으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한 낙농가수가 3백여 호에 달한다.

특히, 우유 생산비 증가에 70% 이상을 차지하는 젖소용 배합사료 평균 가격은 ㎏당 2021년 545원에서 2022년 640원으로 17.4%인 95원이 상승했다. 또 낙농가의 고령화 속도는 빠른데 이를 뒷받침할 후계자가 없다. 대규모의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과 노동력이 필요하고 노동 강도 또한 높다. 여기에 근무시간이 긴 데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 젊은 층의 유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낙농가 후계자 유입의 어려움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직도 미흡한 수준이다. 2023년 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를 위한 사료구매자금 지원사업은 2년 거치 일시 상환으로 만기까지 상환 부담만 미룰 뿐, 결국 일시적인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 우유와 유제품 시장이 수입 멸균우유와 유제품에 의해 잠식당하면서 속수무책으로 위축되는 등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낙농가는 어려운 여러 상황 속에서도 정부의 물가 정책에 따라 손해를 감내해 왔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농가 현실을 고려하여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물가 안정을 위한 새로운 대책을 강구해 낙농가의 생계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낙농·육우농가 사료비 부담 완화지원책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단순 거치 후 일시 상환이 아닌 분할상환 같은 보다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수송아지 입식 지속 지원 및 판매가격 보전 등 정부 차원의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음으로, 정부가 고통받는 낙농가들의 생업 기반 유지와 낙농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낙농가의 생산비 보전, 송아지 입식비 지속지원과 판매가격 보전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전후방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낙농산업의 디지털화가 여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365일 쉬지 못하면서 젖소를 돌보고 젖을 짜야 하는 고된 노동을 대신하는 자구책이 필요하다. 로봇 착유기, TMR 배합기 등 자동화 시설의 보급 확대 지원은 낙농 기술 수준 성장과 노동조건 향상에 기여하면서 취약한 낙농 경영 여건을 보완할 수 있다.
정부는 축산 농가의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과 농축산업인의 권익 증진을 위해 한층 더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정부의 관심과 정책 보완, 현장과의 소통이 있다면‘위기의 낙농산업’이 아닌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낙농산업’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정부가 견의용위(見義勇爲: 정의로운 일을 보고 용감하게 행동함) 태도로 실용적인 정책을 과감하게 결단하고 추진하여 낙농산업의 희망찬 미래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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