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지방소멸 위기, 강진군 육아 정책에서 해법 찾자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2024년 09월 12일(목) 16:32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출생·사망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생율 감소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지역 소멸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전남의 대다수의 지자체는 지역소멸의 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수십조원을 투자하고 있으나 출산율은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허나 이러한 감소세 속에서 차별화된 출산 및 육아 정책으로 지역소멸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강진군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역소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행 중인 강진군의 정책들을 직접 방문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강진군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강진군 출생아 수는 93명으로 2022년 한해 출생아 수 93명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2년 상반기 출생아 수 45명과 비교하면 무려 106.7%나 늘어난 수치다. 또한 2023년 상반기 출생아 수 82명과 비교해도 13.4%의 출생아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전남 시군의 평균 출생아 증감률이 2022년 0.2% 감소, 2023년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강진군의 출생아 증가율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강진군의 육아수당 정책
강진군 출생아 증가에 ‘육아수당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022년 육아수당 정책이 도입되기 전 강진군은 여느 전남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줄어드는 출생아 수, 고령화로 지역소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10년 강진군의 출생아 수는 약 470명이었지만, 10년 후인 2021년 출생아 수는 100명대로 급감했다. 이에 군은 2022년부터 아이를 낳을 때마다 매월 60만원씩 84개월 동안 총 5040만원을 주는 파격적인 육아수당 정책을 도입했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전국 최고 수준의 지원으로 인한 출산율 증가 효과는 곧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2년 제도 시행 이후 1년 만에 출생아 수는 65.6%가 증가했고, 2023년 합계출산율은 1.47명으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또한 아이 키우기 좋은 육아 인프라 조성을 위해 지역 내 임신부·부모들이 한곳에 모여 육아 정보를 나누고 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공동육아카페를 운영 중이다. 특히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친 3호점은 실내 모래 놀이터와 정글짐,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조성돼 있고 파티룸도 운영하고 있어 아이 백일잔치, 돌잔치 및 환갑잔치 등도 열 수 있어 군민 모두가 함께 누리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어 행안부 주관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 사업 공모로 10억원을 지원받아 1층 육아지원센터, 2층 청년지원센터가 있는 연면적 572㎡ 규모의 강진커뮤니티센터를 준공했다.

육아지원센터는 기존 공동육아나눔터, 야간돌봄터를 이전 운영하고 있고 2층의 청년지원센터는 청년의 적성과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컨설팅과 지역 청년의 적합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상담실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전남공공산후조리원 2호점이 강진의료원에 설립돼 있어 산모에게 2주간 이용료 지원을, 공공산후조리원 미 이용시에는 산후 조리비로 100만원을 지원한다.

임신 준비 부부를 위해서는 가임력 검진비를 지원한다. 여성에게는 난소기능검사와 자궁근종 등 생식건강 위험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제공하고 남성에게는 전체 난임 요인의 40%를 차지하는 남성 생식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정액검사비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임산부에게 엽산제·철분제, 출산용품 등을, 출산 산모에게는 아이 첫만남이용권(200만원), 저소득층 기저귀·분유 등을 지원하며 출산 가정 및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강진군은 영유아 돌봄, 어린이·청소년 생활여가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한 맘편한센터 준공까지 앞두고 있는 등 아동친화도시 강진 조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진군은 작년 육아수당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육아수당 대상자와 임두등록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강진군 출산 지원정책의 만족도는 평균 82%로 나타났고 육아수당의 만족도는 89.4%로 강진군 육아수당 정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강진군에서 육아수당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육아수당의 자녀양육 부담경감 도움, 강진군의 양육환경 조성 노력 등 대부분 육아수당 정책에 만족하고 있으며 특히 수당 및 돌봄 등 육아정책 지원 확대 시 추가 출산의향 설문에 무려 72.7%가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육아수당을 비롯한 관련 정책이 확대된다면 향후 츌산율 지속 증가에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이처럼 강진형 육아수당이 출산율 증가에 유의미한 효과가 증명된 만큼 앞으로는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동반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양육지원을 비롯해 돌봄, 놀이, 교육 등 아동의 성장과정에 필요한 전반적인 정책들이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군수는 이를 위해 “강진형 아이돌봄사업을 비롯해 맘편한센터, 목재놀이터 등 놀이시설 확충, 336억원 투입이 확정된 교육발전특구 사업 적기 추진, 다산학생수련원 건립 등을 통해 아동친화도시 강진 조성으로 아이들이 지역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영암군의 양육수당 정책은?
청년 기회 도시를 위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목표로 영암군은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정책에서 영암군은 강진군에 상응하는 12~84개월까지 월 60만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려 했으나 보건복지부에서 승인을 거부해 시행되지 못했다.

거부한 이유로는 전남도에서 출생기본수당 정책을 추진키로 해 도 지원으로 통합하라는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암군은 현재 0~11개월까지는 매달 110만원, 12~23개월은 60만원, 24~86개월은 20만원, 이후 8세 생일 전 달까지는 10만원씩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 영암군 양육수당 지원금에 일부 상향된 수준이지만 강진군의 파격적인 육아수당 정책처럼 기존 영암군에 살고 있는 부부들이 양육 부담을 크게 덜어줄 만한 지원은 되지 못했고, 타 시군에 있는 부모들로부터 이주를 고려케 하는 수준 또한 되지 못했다.

지금처럼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양육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기에 지역소멸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타 시군에서 생각지도 못한 파격적인 정책으로 2년 만에 출생아 수 2배를 기록한 강진군의 선례처럼 지금이야 말로 영암군 만의 ‘혁신’적인 육아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군 관계자는 “강진군의 육아정책이 전국적으로 화제가 돼 영암군을 비롯한 여러 시군에서 양육수당 개선을 위해 움직임이 많았으나 강진군 양육정책 시행 이후부터는 보건복지부 제재가 많아져 개선의 어려움이 있다”며 “아이키우기 좋은 영암 5개년 계획대로 시행되지 못해 안타깝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군에서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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