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정원 감축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4년 10월 24일(목) 11:20
김기중 퇴직교원
학교는 ‘학급수’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러나 교육부의 교원 정원산정 기준은 줄곧 ‘교원 1인당 학생 수’였다. 이로 인해 전남 교사정원은 해마다 감축되고 있다. 2023년 329명(초등 50명, 중등 279명), 2024년 116명(초등 29명, 중등 87명)이 감축되었고, 내년에도 무려 324명(초등 145명, 중등 179명)이 감축될 예정이다. 이는 농산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가 많은 전남교육에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두세 곳의 학교를 돌아다니며 가르치는 순회겸임교사의 증가, 보통 규모 학교에서 두세 명이 담당하는 행정업무를 한 명이 해야 하는 업무 과다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똑같이 교사 수를 감축하더라도 작은 학교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고, 결국 학생들이 최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2024년 현재 전남 22개 시군 중 18개 시군(81.8%)이 지방소멸 위험 지역으로서, 올해 3월 기준 학생 수 60명 이하 작은학교 비율은 무려 전체의 47.7%(866개교 중 413개교)에 달한다. 소규모 학교가 거의 절반에 달하는 전남지역에서 학급 수가 아닌 학생 수에 의한 교원정원 배정으로 인해 최근 3년 동안 거의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교사정원이 2명 이상 감축되었다. 이처럼 교사 정원이 줄게 되면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 상치교과 과목과 수업시수, 다과목·다학년 지도가 증가함은 물론, 고교학점제 파행 운영, 선택과목(학생 과목선택권) 축소, 학교 구성원 간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지역소멸 위기와 인구 감소는 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교사정원 감축이 미칠 지역교육의 위기는 학교 차원을 넘어 지역의 위기 그 자체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학교와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 구성원 모두가 교사 정원이 해마다 큰 폭으로 감축되는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 나서야 한다. 종래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교원 정원을 ‘학급 수’ 기준으로 산출하도록 하였으나, 2013년 정부는 이를 삭제하고 교원 정원을 ‘학생 수’ 기준으로 산출하도록 바꾸었다. 이와 함께 교원 또한 공무원총정원제 하의 여타 공무원과 동일하게 ‘행정안전부’에서 그 정원을 관리하게 되었다. 결국 행정안전부 장관이 결정한 정원에 맞추어 교육부장관 및 시·도교육감은 교원을 배치만 하는 형식적인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관리 주체’와 ‘배치 주체’의 괴리를 극복하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교사정원 산정 기준을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로 환원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 인구소멸 지역의 학급당 학생 수와 과밀학급의 학급당 학생 수 편차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현행 ‘교원 1인당 학생 수’ 기준은 이와 같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원정원 산정 기준을 ‘학급당 학생 수’로 전환하는 한편, 인구소멸 지역의 소규모 학교를 위한 필수정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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