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과 빈곤 문제 관심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
2024년 12월 26일(목) 13:34 |
<불편한 편의점>은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노숙인 ‘독고’가 편의점 사장 염 여사의 잃어버린 핸드백을 돌려주면서 책은 시작된다. 영화 <터미널>은 동유럽의 작은 나라의 평범한 남자 나보스키가 뉴욕 입성의 부푼 꿈을 안고 공항에 도착하였지만, 입국 심사대에서 고국의 쿠데타로 인하여 유령 국가가 되어 공항에서만 9개월째 노숙을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 <파리의 별빛 아래>는 파리의 홈리스 여성과 아프리카 난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노숙(露宿).
이슬(露)을 맞으며 한뎃잠을 자는 것을 말한다. 한뎃잠이란 길거리나 다리 밑과 같이, 집이 아닌 추운 데서 자는 잠을 말하며, ‘한데’란 바람막이가 없는 추운 곳이다.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령을 보면 노숙인 등이란 가. 상당한 기간 동안 일정한 주거 없이 생활하는 사람(거리 노숙인) 나.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거나 상당한 기간 동안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시설 노숙인) 다. 상당한 기간 동안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만화방, 사우나, PC방, 쪽방 생활자 등)중 18세 이상인 사람을 말한다.
나태주 님의 시 <행복>의 첫 구절,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우리 센터는 지난 2021년 4월 개소하였으며 광주 전체적인 노숙인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였고 현장보호활동, 일시보호를 하면서 갈 곳이 없는 노숙인분들을 보호하였고 전문적 상담을 통해 시설연계, 귀향지원, 자활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였다.
또한 우리 센터는 작년부터 동구청과 함께 비주거시설 거주민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금년에는 광주시와 동구청의 지원으로 쪽빛상담소를 개소하여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하면서 마음을 같이 했다. 동구청에서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도 오픈하여 점심 식사, 빨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쪽방수호대, 골목대장을 운영하면서 마을을 돌보고 이웃을 돌보는 사업도 진행하였다.
2년여 사업을 진행하면서 광주 전체적인 비주거시설에 대한 빅데이터와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광주시청 관계자분들, 시의회와 함께 논의하였고 광주 전체적인 비주거시설 거주민 실태조사를 광주광역시사회서비스원과 함께 하였다. 올여름 유난히도 더웠고 길었던 여름. 추석이 지나고서도 더위가 이어졌고 많은 사람이 힘들어했다. 비주거시설인 모텔, 여관, 여인숙, 고시원 등 작은방에서 낡은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여름을 보내시던 거주민들.
이분들을 찾아 뵙기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936세대의 데이터 선별작업을 하여 584세대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였고 대상자분들의 편의성 확보를 위해 그분들이 원하는 방법과 시간을 결정하여 대면 그리고 전화상담을 하였다. 7월에 시작하여 10월까지 실태조사를 하였고 지난 12월 2일 정책토론회를 진행하였다.
남자, 50대, 1인 가구, 모텔, 고시원, 치과, 사회적 관계
실태조사의 결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단어이다. 특히 1인 가구는 99%에 이른다.
지난 12월 2일 광주시의회에서 박미정의원을 좌장으로 한 정책토론회를 하였으며 비주거시설 거주민의 복지 및 생활 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지원 전담 조직 확대 운영, 사례관리 시스템 마련, 주거권 보장, 일자리 지원, 의료 지원, 식생활 지원, 정신 건강 증진 등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주지 못함에 대한 미안함도 같이 표하였다.
“당사자에게 묻기” 사회복지사업의 핵심이다. 기관이나 사회복지사 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고 조율하여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우리는 한 번도 그분들께 묻지 않았다. 그냥 있다는 존재만을 희미하게 생각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서로 어울리면서 희로애락과 생사를 같이한다.
2년여 동안 비주거시설 거주민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듣는 이야기 중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같이 이야기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어서 좋다, 우울증이 없어졌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함께하니 좋다” 는 이야기. 물론 취중에 소란을 피우거나 사회복지사에게 폭언 등을 행사하는 분들도 가끔 계시지만.....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을 잘 꿰어서 실현가능한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아무리 좋은 연도 실이 있어서 끌어줘야 하고 바람이 불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지 높게 연이 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지자체와 의회의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교육과정인 클레멘트 코스의 창립자인 얼 쇼리스의 저서 <희망의 인문학-클레멘트 코스 기적을 만들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방문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생각이 반영된 정책을 만들어 집행하라” 답은 현장에 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