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달터아이 작은도서관’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09년 09월 18일(금) 15:36
우리 동네 구림에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 있다. 바로 달터아이 작은도서관이다.

학교가 끝나는 5시부터 7시까지는 중.고등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버스정류장 앞에 있어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책을 읽으러 오는 아이들, 달터아이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하기위해 오는 아이들...등등 저마다 오는 이유도 다 다르다. 작은도서관이지만 우리들에게는 쉼터도 되고 상담소도 되고, 모임방도 되고, 동아리실도 되고, 공부방도 된다.

고3인 초롱이 오빠는 밤늦도록 대입공부를 하고, 도영이는 만화를 열심히 배우고, 유빈이는 상담을 통해 진로와 학습방법을 스스로 찾고 있고, 병수는 밴드부에 들어가 드럼을 배우고, 2학년 이쁜이 3총사는 매일 스터디를 하고 있고, 병훈이는 축구동아리 주장을 맡아 유니폼을 후원받으려 궁리 중이다.

여름에는 1박2일로 걷기캠프를 했다. 중.고생 20명이 23KM를 걸으며 생각도 많이 하고 우정도 다질 수 있는 보람된 시간이었다.

또 다른 단체에서 하는 캠프도 연결해 주어서 많은 아이들이 다녀왔고,지난 겨울에는 초등생 28명을 데리고 서울로 졸업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김선희선생님은 우리에게 선생님이자 해결사이자 잔소리꾼이기도 하다. 우리는 선생님과 아무 스스럼없이 대화를 하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우리들이 뭔가를 해보겠다고 하면 반드시 방법을 찾아 주신다.

밴드부를 만들어 매주 토요일마다 목포로 레슨을 받으러 다녔는데 이미 5곡 합주도 가능해 국화축제 때 공연을 할 예정이며, 축구동아리도 마을 조기축구회에서 후원해 줄 방법을 찾아본다고 했고, 전문상담 선생님과 개인 상담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고민을 해결했고, 학교에서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고, 시골이라 뒤쳐질 수밖에 없는 입시정보도 알 수 있어 정말 좋다.

하지만 마을 어른들 중 몇 분은 우리들이 밤늦게 까지 들락거리고, 몰려다니며 시끄럽게 한다고 언짢아하시기도 하고, 공부나 하지 뭔 축구나 밴드부를 하냐며 걱정해 주시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이런 곳이 있어 참 다행이라며 고마워하신다.

우리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방황할 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달터아이 작은도서관이 있어 우리들은 무척 행복하다.

집보다 편한 곳, 그곳에 가면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재미난 일들이 늘 기다리고 있는 곳, 봉사하는 삶도 배웠고, 좋은 책이 가득한 곳, 더불어 함께하는 마을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설립취지에 맞게 여럿이 모이면 참 많은 일들을 뚝딱 해내는 곳, 책 읽으라고 악쓰는 선생님이 있고 뺀질거리는 우리들이 있는 한 달터아이는 영원할 것이다.

/달터아이를 사랑하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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