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재발로 결국 취소된 왕인문화축제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5년 04월 11일(금) 08:51
구제역 사태로 ‘잠정연기’되었던 ‘2025 왕인문화축제’가 5월3∼6일 개최로 가닥을 잡는 듯 했으나 결국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되는 모양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구제역이 또 다시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13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구제역이 다시 발생한 덕진면 장선리 한우농장은 구제역 6차 발생농장으로, 그동안 일제 백신접종 등으로 추가 확진이 없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판단이 나오던 차에 재발한 상황이어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 농장은 사육규모가 360여마리로,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1차 관리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라 한다. 방역당국은 구제역이 다시 발생함에 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된 소 5마리를 모두 살 처분했다.

영암군은 구제역 재발에 따라 오늘 향토축제추진위원회를 다시 열어 왕인문화축제의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 한다. 올 축제는 당초 3월29일부터 4월6일까지 아흐레 동안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간 나흘 동안 열었던 축제를 올해 처음 아흐레 동안으로 늘린 것은 일주일 넘는 벚꽃개화기간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점을 감안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꾀하려는 영암군의 결단이었다. 또 구제역 발생에도 불구하고 5월로 연기한 것은 축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었다. 비록 핵심배경인 벚꽃이 없는 가운데 치러질 왕인축제가 과연 흥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우려는 없지 않았으나 영암군의 고심 또한 컸으리라 짐작한다.

하지만 축제를 파행으로 이끈 구제역이 다시 발생한 만큼 이젠 고민할 것 없이 취소하는 것이 마땅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사실 올 축제를 위해 기획된 4개 부문 65종의 프로그램은 배경화면인 벚꽃이 없이 진행될 경우 관광객 또는 방문객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축제가 연기되어 준비기간이 짧아져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축제가 어린이날을 전후한 황금연휴기간 개최되는 행사와 겹쳐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왕인문화축제 고유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자칫 ‘어린이날 잔치’나 ‘동네축제’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얘기다.

올 들어서는 구제역뿐만 아니라 대규모 산불 발생에다 최근엔 조류인플루엔자까지 발생하는 등 국가적인 재난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축제 개최로 인한 관광객 유입 등의 효과를 외면하기는 어려우나 재난극복 및 동참이 먼저일 수밖에 없다. 좌고우면할 상황이 아니라 지금 축제를 취소하는 것이 그나마 예산 낭비를 줄이는 길일 수 있다. 이미 투입된 축제비용은 회수하기 어렵더라도 추가적인 비용 지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급적 빠른 결단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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