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전제, 옛 성현에 올리는 ‘예(禮)’와 ‘찬(饌)’의 정신

성균관·향교 석전 예찬 구성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25년 10월 24일(금) 09:48
공자의 학문과 덕을 기리는 석전제(釋奠祭)는 단순한 제례가 아닌, 우리 전통 예학(禮學)의 정수를 보여주는 의식이다. 석전제의 핵심은 성현을 향한 공경의 마음을 담은 ‘예(禮)’와 ‘찬(饌)’, 즉 제수(祭需)의 구성에 있다. 성균관과 전국 향교에서는 매년 봄·가을 두 차례 석전제를 봉행하며, 각기 규범에 따라 예찬(禮饌)을 올린다.

■ 성균관의 정위(正位)와 제수 구성
성균관 석전제의 제수는 유교의 전통과 상징에 따라 엄격히 구분된다.

먼저 12변(籩)에는 밤(율황), 대추(건조), 개암(진자), 마름(능인), 가시연밥(검인), 녹포(鹿脯), 대구포(魚鱐), 소금(形鹽), 흰 떡(白餠), 검은 떡(黑餠), 증편(糗餌), 인절미(粉餈) 등 12가지가 오르나, 향교에서는 이 중 ‘율황’부터 ‘형염’까지 8변만을 사용한다.

12두(豆)는 부추(韭菹), 죽순(筍菹), 무(菁葅), 미나리(芹菹), 사슴고기 젓(鹿醢), 생선 젓(魚醢), 토끼고기 젓(兎醢), 쇠고기 간장조림(醓醢), 천엽(脾析), 돼지갈비(豚拍), 찰기장 떡(酏食), 쌀 부꾸미(糝食)로 구성되지만, 향교에서는 ‘구저’부터 ‘담해’까지 8두를 갖춘다.

이외에도 2보(簠)에는 쌀(稻)과 조(粱), 2궤(簋)에는 수수(黍)와 피(稷)가 담기며, 3성(腥)은 돼지고기(豕腥), 양고기(羊腥), 소고기(牛腥)의 세 종류가 쓰인다. 다만 향교에서는 이 가운데 돼지고기와 양고기만을 사용한다.

3등(鐙)과 3형(鉶)은 각각 태고의 국물인 대갱(大羹)과 오미를 섞은 화갱(和羹)을 뜻하지만, 향교에서는 생략된다.

제례주로는 예제(醴齊), 앙제(盎齊), 청주(淸酒)가 사용되며, 익힌 고기는 친향(親享) 시에만 올린다. 폐백(幣帛)은 흰 모시를 사용한다.

■ 종향위(從享位)의 구성
성균관과 향교의 종향위 제수 구성은 동일하다.
2변(籩)으로는 녹포(鹿脯)와 율황(栗黃), 2두(豆)로는 녹해(鹿醢)와 청저(菁葅), 1보(簠)로는 쌀(稻), 1궤(簋)로는 수수(黍), 1성(腥)으로 돼지고기(豕腥), 마지막으로 청주(淸酒) 한 잔이 오르게 된다.

■ 전통의 계승, 예의 의미를 새기다
석전제의 예찬 구성은 단순한 제례 음식을 넘어, 성현에 대한 존경과 절제된 미학의 상징이다. 향교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이 전통을 지켜오며, 청소년과 지역민들에게 예의 근본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참고 자료 : 성균관 의례집 *자료편집 협조 : 영암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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