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일생과 아침이슬

강 우 석전라남도의회 의원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09년 10월 30일(금) 14:15
한여름동안에 커온 거미는 알을 듬뿍 배에 담고 거미집 가운데 있으면서 가을 안개를 잡고 있었다.

작은 알갱이로 이슬이 되어 거미줄에 엮여있어 그동안 거미줄이 어떻게 펼쳐있는 줄은 깊게생각 못 하다가 축사지붕에서 나무사이로 혹은 식물이 있는 자리면 어김없이 자기 영역을 거미줄로 표시하여 지키고 있었던 것이 보인다. 안개가 거미줄에 엮어있어서...사람의 목숨은 초로와 같다고 하였다.

풀잎에 이슬은 아침햇살에 순간적으로 사라져간다. 그 시간이 길던 짧던 한 이슬이 맺었다가 사라짐은 순간일지라도 한 모습으로 영롱하게 아침이슬 속에 세상을 담고 간다. 햇볕의 아름다음을 담고 반짝이며 간다.

거미가 알을 낳고 부화하여 자라다가 집을 짖고 알을 배면 숫거미가 집근처에 집을 짖고 암컷이 수정하기를 기다린다. 잘못하면 먹힐 수도 있어 조짐하며 암컷이 순해지기을 기다리다가 일시적으로 어느날 갑자기 숫컷은 사라지고 부른 배를 움직이며 알낳을 자리를 살피며 거미는 둔해진다.

겨울이 오기 전에 알을 둠뿍 낳아 한쪽에 붙여 놓으면 거미의 일생이 끝이 난다.

그들이 사는 동안 어찌 비바람이 없었겠는가? 때론 먹이가 없어 굶고 비틀거리다가 갓 지어놓은 거미집이 빗물로 흥건하여 탄력이 없고 끈끈함이 없어 벌레가 지나가도 사용 못하여 다시 짓기도 하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모두 날아가 긴 새끼줄 되어 땅에 떨어져 물이 내린 작은 웅덩이에서 그물질을 할 때도 있었다.

이처럼 거미는 일생을 보내면서 햇볕 따가운 한낮에 곤충이 무더기로 온 나날이 아니라 어려움을 여러날 지닌 나날을 보내면서 이 가을에 어디다가 알을 낳을까 고민하고 있다.

365일 사는 거미가 나는 이슬보다 오래 산다고 좋아라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날마다 안개 낀 날이면 거미줄에 걸린 이슬을 보면서 그들은 느낄 것이다.

사람은 80세를 산다면 2만 8천 2백일이다. 우리는 어느날 하루라도 그 날을 쪼개서 산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미나 이슬은 자기 목숨을 알고 있는듯하다. 우리가 매년 농사를 지어 가을에 수확하듯이 거미는 임신한 배를 어떻게 처리하고 가야 하는 것을 알고 있고 이슬 또한 어떻게 피어나 어떻게 사그라질지를 알고 있어 자기 영역이 주어지며 그곳에서 생명이 다 할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린다.
사람의 수명이 길다고는 하나 나무보다는 못하고 거북보다 못하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서
선조들은 사철가에 좋게 살다가 가라는 말을 남겼다. 잠자는 날과 병든 날을 제하면 반토막 인생을 사는 것이고 아차한번 쓰러지면 저 세상의 흙이라고 말하며 벗님네들과 좋게 살자는 문구가 그려져 있다.
한마디로 화합하며 살라는 말이다.

2만8천 2백일 그리 길지 않다. 어려울 때 잡아주는 손길, 힘들 때 거들어 주는 모습, 배우면 배울수록 알면 알수록 친절을 베풀면서 서로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함께 사는 맛을 느껴가는 삶의 지혜가 필요 할 때다.
이러한 것을 멀리서 찾지 말고 거미집에서 찾자.

이슬방울이 영역이 되어 간격을 유지하기에 그들은 송알송알 품위를 지켰으며 거미줄은 그 많은 줄을 치고도 자기 영역이 있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큰 사람이 되고 지위가 높다고 해서 묘지에 관은 달라지지 않고 똑 같은 운구가 들어간다. 죽어서 묘지 큰 것을 알지 못 한다. 어디가 있던지 살아서 사람이 존재 할 곳에 도움 주며 살자 거미나 이슬처럼 자기들의 영역을 지키며 아름답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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