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같은 그들 유머로 빚어낸 매력만점 대통령들

굿모닝 프레지던트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9년 11월 14일(토) 14:26


대통령들의 삶과 인간적 고뇌를 다룬 코믹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관객수 250만을 넘어서며 롱런 태세를 갖추고 있는 이 영화는 올해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지난달 22일 개봉했다. 장진 감독,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임하룡, 한채영 주연.

로또복권 244억원에 당첨된 노(老) 대통령의 인간적 고뇌.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방귀를 뀌고말아 분위기 망치고 민망해 하는 대통령,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아내의 역할과 대통령직 사이에서 고뇌하는 대통령.

대통령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는, 대통령의 평범한 사생활 속의 잔잔한 감동을 전달하는 영화. 어느날 아침 거리에서 대통령을 만나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인사를 나눌수 있는 가장 서민적인 사회를 꿈꾸는 장진 감독의 신선한 제작의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장 존경받아야 할 대통령이면서 가장 고귀한 신분이라는 고정관렴을 깨트리고 대통령도 결국 한 인간이며, 한 사람의 서민, 우리와 같은 그들임을 보여준다. 대통령을 소재로 하지만 정치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장점 .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임하룡, 한채영. 선 굵은 연기파 배우들의 집합과 뛰어난 코믹연기가 던져주는 유쾌, 장쾌, 유머, 따뜻한 에피소드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또 코믹 연기로 유쾌함을 던져주는 무명 조연들의 연기력이 빛난다.

한편, 영화 속 사건 하나 하나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실제 스캔들과 유사한 상황과 누군가를 상징한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문득 느낄 수 있다.

세 명의 대통령과 주변 인물을 통해 이 영화의 묘미를 느껴보자.

노(老) 대통령 김정호(이순재 분) : 인자하고 포근한 할아버지 대통령 캐릭터. 로또 복권 244억에 당첨. 당첨되면 모두 기부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는데…, 당첨금을 남몰래 받을 수 없을까? 고민한다. 대한민국 어느 국민과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고뇌다.

명대사 : 비공개 여야 영수회담에서 야당 당수(장동건)에게 “야! 맥주 한잔 하자!”, 맥주를 마시며 “이건 양보할께 이건 우리 주라” 엉뚱하지만 참 따뜻한 옆집 아저씨나 할아버지 같은 대통령이다.

후임 대통령 차지욱(장동건 분) : 젊고 패기있는 카리스마. 너무 잘생긴 완벽남 대통령인 반면 상처한 홀애비라는 단점으로 보완. 북의 도발, 일본의 억지, 미국의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던 젊은 대통령에게 뜻밖의 장기이식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나라를 구하기에 앞서 옆집 배고픈 아이부터 챙겨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따라야하는 고민.

한편, 첫사랑 그녀(한채영)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모습 보여주는 대통령. 주사 맞는걸 무서워하는 대통령. 이렇게 무너지는 대통령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명대사 : 일본 대사를 앞에두고 “누굴 바보로 아나…, “굴욕의 역사는 있었을 지언정 굴욕의 정치는 하지 않소!”,

후임 대통령, 한경자(고두심 분) :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사사건건 말썽을 일으키는 철없는 남편(임하룡) 때문에 대통령 직무수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예상치 못한 정치적 압력에 남편과 심각한 이혼 위기를 맞는다.

명대사 : 심야 남편을 찾아가 “춤 한번 출까?”
한경자 대통령의 남편 최창면(임하룡 역) : 영부인 아닌 영남편(?). 철없는 남편 캐릭터. 대통령을 아내로 모신 남편의 고뇌. 영남편으로서 겪는 인간적 고통. 자신의 행동으로 부인인 대통령이 정치적 곤경에 처하게 되는데….

명대사 : 대통령의 생일만찬장에서 “경자야 우리 이혼하자”
이 영화는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행복한 대통령이다”고 말하며 장진 감독이 그려본 허구적인 대통령의 모습이고 바램이다. 그러나 우리들 마음속의 대통령 모습일 수도 있다.

로또복권 한장 구입하는 기분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고 싶은 영화다.좋은 영화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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