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음식 경연대회’가 남긴 과제 문 태 환 발행인 겸 대표이사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09년 11월 20일(금) 14:48

영암군보건소가 주최하고 한국음식업영암군지부가 후원한 ‘기(氣)음식 메뉴개발 전국경연대회’가 지난 3일 영암군민회관에서 열려 대성황을 이뤘다.

전국에서 85개 팀이 참가신청을 냈고, 예선에서의 서류심사를 거쳐 30개 팀이 결선에 참가했다. 영예의 대상은 삼호읍 용당리 유금옥씨가 출품한 ‘영암 기(氣) 흑염소전골’이 차지했다. 영암읍 서남리 김재순씨가 ‘감이랑 장어랑 초무침’으로 최우수상을 받았고，영동대학교팀의 ‘호박고구마를 이용한 6가지 핑거푸드’, 전북과학대학팀의 ‘아주공갈 염소 땡땡’은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이밖에 학산면 독천리 신지식농업인 김영숙씨의 ‘무화과오리모듬밥상’, 삼호읍 용당리 박진희씨의 ‘미꾸라지 완자탕’, 서울 이태원 캐비닛팀의 ‘5방색 추세지’ 등이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氣)음식 메뉴개발 전국경연대회는 기(氣)의 고장 영암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수축산물을 활용한 음식 개발 및 상품화로 기 음식 대표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내 음식업계 및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웰빙 음식의 개발을 통한 관광객 유치 및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였다.

대회 취지에 걸맞게 출품된 음식의 대부분은 영암 특산물인 무화과와 매력 한우, 감, 장어, 미꾸라지 등을 원재료로 사용했다. 호박고구마빵, 추어(미꾸라지)소세지, 매력한우삼호명품관의 스지무화과 야채볶음, 추어스파게티, 무화과 탕수육 등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원재료 영암특산물 이용여부, 상품화 가능성, 독창성, 미각, 조리과학 등을 기준으로 심사에 나선 위원들도 한결같이 “참가음식들이 모두 우수해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그 열기는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사실 영암은 간척사업이 실시되고 영산호가 생기기 전까지 만해도 드넓은 갯벌을 보유하고 있어 낙지며 짱뚱어, 굴， 숭어， 운저리， 맛 등 진귀한 해산물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또한 이를 활용한 남도음식의 명가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갯벌이 사라진 지금 이 같은 특산물들은 이미 고갈되었거나 그 명맥만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음식명가의 위상 또한 오간데 없는 지경이 되어가고 있다. 바로 이점에서 이번 기 음식 메뉴개발 경연대회는 큰 의미가 있다. 사라져가고 있는 영암의 특산물을 활용한 지역특화음식으로의 개발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일태 군수가 대회사에서 지적한대로 ‘음식은 지역의 문화이자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또 최근에는 건강위주로 음식문화가 바뀌면서 맛은 물론 건강까지 고려한 음식이 폭넓게 개발되고 크게 환영 받고 있다.

이번 경연대회가 단순한 음식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건강과 웰빙에 직결된 기 음식 메뉴개발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만큼 경연대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연례행사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모든 음식이 일반인이면 누구나 쉽게 맛볼 수 있어야 하는 만큼 값이 너무 고가이거나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워서는 개발의 의미가 없다. 이왕에 경연대회를 개최할 바에는 해당 음식의 실용화와 곧바로 음식업계의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경연대회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과제를 지적하자면 고유 브랜드인 기(氣)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영암군의 활용노력이다. 기왕에 개발된 ‘氣@영암’은 매우 세련된 브랜드다. 일반인들이 아직 기(氣)에 대해 어렵게 느끼고 있는 만큼 이를 쉽게 풀어내고 ‘스토리텔링’화하려는 노력을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잊혀져가는 영암의 특산물을 찾아내고，이를 활용해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맞게 다양한 음식으로 개발해 기(氣)와 연결시킨다면 음식명가의 위상은 멀지 않아 되찾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