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산지폐기 작년 이어 또…

영암 51.6ha 폐기… “악순환 언제까지” 시름에 잠긴 농심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9년 12월 04일(금) 15:55
들녘엔 농민들의 한숨이 가득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배추 산지폐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 시세가 생산원가에 훨씬 못미치고, 산지거래도 없는 실정이다. 농민들은 인건비라도 건져 보겠다는 심정으로 산지폐기를 결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배추밭을 모두 갈아엎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언제나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는지….”

지난달 25일 신북면 장산리 들녘. 올해 김장배추 1㏊를 재배한 오연산씨(47)는 배추밭을 바라보며 한숨만 토해냈다.

오씨는 “종자값과 인건비라도 건져 보려고 농협에 산지폐기를 신청했다”며 “작년에 배추파동이 일어 올해는 그나마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폐기대가로 겨우 500만여원을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현재 배추 시세는 1평당 2천~2천500원 선에 불과하고 산지거래도 거의 없는 상태다. 산지폐기 배추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1평당 1천683원(300평당 10만5천원)이다.

올해 영암관내 배추 산지폐기 물량은 신북농협 10ha, 도포농협 14.9ha, 시종 24ha, 덕진 2.4ha 등 총 51.6ha에 달하고, 전남지역에서 12월 초까지 총 145㏊가 폐기될 예정이다.

신북면의 또 한 농가는“벼값도 좋지 않아 소득이 크게 줄었는데 배추까지 폐기를 해야 하니 살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계약재배를 하지 못한 농가는 더욱 막막하다. 계약재배를 포기했기 때문에 폐기 지원금도 못 받는데다 판로가 없어 망연자실하고 있는 것.

배추 산지폐기 농가들은 “한해 배추파동이 나면 이듬해에는 가격이 좋게 나타난다. 그래서 올해는 가격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또 이렇게 값이 곤두박질 칠 것은 예상치 못했다”고 망연자실했다.

한편, 김영삼 신북농협 판매과장은 “대체작목도 마땅치 않은데다 배추·무는 유통기간이 짧아 산지폐기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 중부지방에서 출하된 배추 품위가 떨어져 전남지역 생산 배추가격이 어느정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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